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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2-12-23 18: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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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팀장 {ILINK:1} “시의회와 사전교감 없는 서울시의 일방통행식 정책추진에 제동을 걸겠다”는 서울시의회 한나라당 대표 임동규 의원의 대표연설은 시의회의 ‘위상 높이기’시도라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받을만 하다.

사실 그동안 이명박 서울시장은 뚝섬에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등 전직 시장들이 의회와 협의해서 결정한 사항을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통행식으로 변경, 발표해 온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 시장은 그동안 여러 정책들을 우선 발표하고 보자는 식으로, 주민 의견수렴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심지어 시의회의 의견조차 사전에 수렴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 시장으로서는 같은 당 소속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하고, 그처럼 일방통행식 정책을 결정해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제 그런 관행은 통하지 않게 됐다. 시의회가 쐐기를 박고 나섰기 때문이다.

임 의원은 “시의회와 사전 상의 없이 우선 정책을 발표하고 나중에 의회의 추인을 받으려는 이명박 시장의 의회관은 바뀌어야 한다”며 “앞으로 이런 식의 정책 추진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런 으름장이 그냥 엄포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시의회는 사전에 교감되지 않은 한푼의 세금도 방만하게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일전에 시의회는 서울시 예산을 당초 서울시가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서 1145억원이 순삭감된 12조6635억원으로 최종확정, 시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든 일까지 있었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당시 시의회는 소신있는 시 예산심의로 시민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시의회가 비로소 시민의 대의기관인 본연의 역할로 ‘뭔가’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았다. 사실 이 때문에 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시의회가 굳이 시의 압력에 밀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 시의회는 시의 종속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시는 그간 시의회를 무시했던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감시감독기관으로서의 의회기능을 인정하고, 때로는 동반자로, 또 때로는 견제자로 함께 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시의 신규정책 발표 때에 최소한 의회와 집행부간 토론과 타협을 거쳐 결정한 뒤 발표토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시의회 이성구 의장은 집행부에 대해 “결코 물방망이나 휘두르는 의회가 되지 않을 것” 이라는 약속을 수차에 걸쳐 해왔다. 이제 그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

그동안 시의회는 집행부와 같은 당 소속이라 점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통속’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임대표의 대표연설을 통해 그 같은 세간의 우려를 일시에 날려버린 것이다. 이성구 의장과 임동규 한나라당 대표의 시의회 위상높이기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점을 시의원 모두가 인식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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