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언론의 이중 잣대를 고발한다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7-09-19 15:54:2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정치행정부 부장 이 영 란 {ILINK:1}언론을 흔히 제4의 권력으로 일컫는 것은 언론에 주어진 감시와 수렴을 통한 시장 조정 기능 때문이다.

물론 그 기능의 출발이 사회 발전과 공익에 우선해야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날 우리의 언론 현실은 매체 이기주의가 극에 달해 발호하는 느낌이다.

사안마다 객관적 시각보다는 오로지 자사의 입맛에 맞는 잣대를 들이밀며 ‘정론직필’을 빙자한 탐욕을 드러내고 있다.

본연에 주어진 역사적 사명과 공익 정신은 간데없고 오로지 목전의 이익과 자사의 권력 확장이 최고의 가치인양 이전투구 하고 있는 모습만 있을 뿐이다.

덕분에 우리 사회는 법질서 의식은 물론 도덕성에 대한 가치 기준마저 모호해져가는 심각한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당리당략에 의해 오락가락하는 정치인들도 그렇지만 이를 이해타산 결과물로 처리하려는 언론의 음흉함이 담합한 폐해가 우리사회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이다.

같은 날인 18일 불거진 ‘환경부장관 내정자의 위장전입건’과 ‘신정아 전교수의 영장기각 건’만 해도 그렇다.

언론은 스스로의 이중적 태도를 같은 날 처리한 이 두 사건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날 언론들은 위장전입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가 될 수 없는 치명적 결격사유가 될 만한 불법행위라는 건지, 자식사랑 넘치는 부모의 애틋한 교육열이라는 건지 명확한 입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거 대통령이 임명한 두 명의 국무총리 내정자들은 위장전입 이력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한나라당과 뜻을 함께 한 언론의 극렬한 비난 속에서 뜻을 접은 전례가 있다.

그러다가 한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는 14회에 걸쳐 위장전입 한 사실이 불거졌는데도 약속이나 한 듯 ‘만사 OK`로 합창하며 면죄부를 주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당시 언론은 오히려 위장전입 사실을 세상에 드러나게 한 ’주민등록 유출‘이 ’중죄‘라며 연일 대서특필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더니 이번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이해 안 되는 침묵으로 세간의 조롱을 자처했다.

청와대가 위장전입 경력이 있는 현 차관을 환경부장관을 내정했는데도 과거와 달리 아무 말 못하고 애써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를 자처하는 언론의 경우 그 모습이 더 딱해 보인다.

그러던 언론이 신정아 전교수의 영장 기각 소식에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구속영장을 기각한 김정중 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18일 밤 “신씨가 유명인이 아니고, 이번 사건이 일반적인 사건이라면 과연 영장이 발부될 수 있었겠느냐”며 “판단할 수 있는 기록에 없는 혐의를 두고 증거 인멸이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는 판단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즉 권력형 비리 문제나 미술관 공금횡령 가능성 등은 아직 드러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예단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는 판사로서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라고 여겨진다.

사실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 중 구속될 만큼 무거운 범법행위가 드러난 게 있느냐 하면 없다. 드러난 것이라고는 고작해야 허위학력을 기재했다거나, 큐레이터로서의 윤리를 위반한 정도다.

그가 몇 차례에 걸쳐 위장전입을 한 것도 아니고, 어마어마한 땅 투기를 한 것도 아니다.

물론 주가조작을 하지도 않았다. 차명으로 수많은 재산을 은닉하거나 의료보험을 적게 내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언론은 마녀사냥식 보도에는 성이 안찼는지 판사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까지 참견하며 문제가 있네 없네 논란을 벌이고 있다.

지금 신씨 문제가 전 지면을 도배할 만큼 그렇게 중요한가?

적어도 환경부장관 내정자의 위장전입 문제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일이다.

무엇보다 철저히 검증해야할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는 그처럼 관대하고 넘치는 온정주의를 보이거나 장관 내정자의 불법행위 전력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언론의 속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눈들이 많건만 이들 제4 권력들은 개의치 않는다.

너무나 빤한 이중적 잣대에 스스로 부끄러워질만도 할텐데 하이에나 속성은 최소한의 판단능력마저 마비시켜버리는 건지.

이러한 틈바구니에서 가장 큰 희생을 치르고 있는 것은 바로 국민들이다.

매체 이기주의에 의한 아전인수격 보도로 진실이 무엇인지, 어떤 기준으로 현실을 판단해야하는 건지 국민이 느낄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이대로 둘 순 없다. 결국은 우리 모두의 불행이 되기 때문이다.

우선 각 언론의 사명의식 회복이 중요하다. 언론마다 자사가 갖고 있는 자본과 힘을 세력 확장에 주력하는 현재의 모습에서 벗어나 주어진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추신, 이 모두는 물론 언론에 몸담고 있는 필자 본인을 향한 자성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