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건 전 총리의 이름이 나오나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7-09-20 12: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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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고 뒷전에 물러난 고건 전총리의 이름이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그가 다시 출마선언을 하고 대선 판에 뛰어 들어야 한다는 ‘구원투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심지어 고 전 총리의 불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사람까지 “이대로는 안되겠다”며 그의 등장을 바라고 있다.

고 전총리의 재등장을 요구하는 논리는 단순하다.

고건 총리의 20%대 고정 지지율을 주목하는 것이다.

12.19 대선이 이제 불과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인데도 마땅히 찍을 사람이 없어 방황하는 유권자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불가피하게 누군가 총대를 메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할 사람은 고 전 총리밖에 없다는 것.

고 전총리 입장에서는 이기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의 출마를 부정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찾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의 말이 틀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고 전 총리가 출마 움직임을 보일 때만 해도 사람들은 쟁쟁한 유력 후보들이 많다고 여겼다. 굳이 고 전 총리까지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이미 후보를 확정한 한나라당은 독보적인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갖가지 취약점이 많은 후보 때문이다.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위장전입은 물론이고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숱한 의혹들, 게다가 날마다 터지는 구설들로부터 병약한 후보를 지켜야하는 한나라당 사람들은 애간장이 탄다.

얼마나 불안하면 국감일정까지 공전시켜가며 후보 지키기에 올인, 스타일을 구기겠는가.
반면 범여권은 어떤가.

다음 달 경선을 마칠 예정인 민주통합신당은 동원선거 의혹으로 제대로 경선을 마칠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어쩌면 두 후보가 경선불참을 선언하면서 판이 깨질지도 모른다.

민주당 경선은 아예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 난지 오래다.

민주노동당은 한 때 심상정 후보의 선전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으나 경선 결과는 ‘역시나’였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권영길 승리의 식상한 결말로 끝난 것이다.

또 독자출마를 선언한 문국현, 장기표, 장성민 후보 등은 좀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문 후보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미지수다.

이러니 유권자들이 찍을 만한 후보가 없다고 한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가장 유력주자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유권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대선 후보이자 동시에 가장 불신하는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IN> 창간호가 지난 6일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27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후보가 `가장 신뢰하는 대권주자`(34.9%)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후보는 불신지수에서도 1위(14.2%)를 차지해, `가장 불신하는 대권주자`로도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또 <시사저널>이 지난 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이명박 지지 변할 수 있다”는 응답자가 무려 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후보는 지지하는 이유도 ‘지지할 만한 다른 후보가 없어서’(12.3%), ‘당선 가능성이 높아서’(5.6%), ‘노무현 대통령이 싫어서’ (4.5%)라는 등의 응답이 20%를 넘어선 마당이다.

범여권이나 독자출마를 선언한 사람들은 마땅히 눈에 띄는 사람이 아직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막연히 이명박을 지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고전 총리의 출마를 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관연 고 전 총리가 이 같은 유권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일까? 어려울 것 같다.

선거전은 치열하다. 전투적인 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러나 평생 동안 ‘치열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성향 상 고전총리의 재등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불출마 선언을 뒤집는 일이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다시 찾는 것은 지금의 1등 후보가 미덥지 않다는 국민의 불안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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