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응답률 낮은 이유를 아는가?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7-10-03 16: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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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부장

대선이 불과 두 달여 남짓 남겨져 있다.

대통령을 뽑는 일은 국민 스스로의 행복과 안위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정말로 중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권리를 위해서라도 좋은 후보들이 나선 대선 판이 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저 암울할 뿐이다.

불법부정선거를 둘러싼 후보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이른 바 범여권의 경선 파행을 바라보면 더 착잡해진다.

그 모습들이 갈수록 가관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차릴 것 없는 밥상이 집안싸움으로 그나마 내동댕이쳐진 모습이다. 밥 먹을 기회마저 박탈당한 기분이다.

지금 범여권 후보들은 가장 중요한 것을 잊은 듯하다.

현실적으로 개인을 내세울 시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최소한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사죄했던 앞서의 모습과 맞지 않다.

지금이 어떤 때인가. 젖 먹던 힘까지 모아 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도 모자랄 때다.

그런데 지금 이들은 염불엔 관심 없이 오로지 젯밥에만 온갖 촉수를 들이대고 있다.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허약하기 그지없는 작대기 주제에 제각각 나서서 자신만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기둥뿌리를 치울 수 있다고 장담하는 꼴이니 황당하다.

그 같은 헛된 욕망이 애꿎은 국민들만 더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아니 아예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자신만이 대통령 적임자가 될 수 있다는 망상에 젖어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대통령 자리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대선 이후에 있을 국회의원 배지나 당권장악이 더 긴요한 관심사가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은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분위기다.

연일 이어지는 이명박 후보의 메가톤급 실수에도 불구하고 남의 집안싸움에 훈수를 두는 여유까지 보인다.

국민을 조금이라도 두려워한다면 최소한 한나라당이 그럴 처지는 아니라고 본다.

자기 당 후보가 대국민 상대로 거짓발표한 일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입이 턱턱 벌어지게 하는 각종 말실수도 모자라 이번에는 미국대통령을 상대로 한 거짓 행위로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사과는 없고 남의 당 집안싸움을 비웃고 있으니 오만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국민을 어려워하는 기색이 없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방만함은 범여권 후보들의 무능함에서 비롯됐다.

자기들이 탄 배가 산으로 가는지 강으로 가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서로 비난하고 끌어내리기에 혈안이 돼 있으니 한나라당이 대선 자신감에 도취돼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지금은 내부를 향해 손가락질 하면서 아귀다툼 할 때가 아니다. 포기할 때도 아니다. 아직 게임이 끝난 게 아니라는 뜻이다.

국민들의 애타는 기다림을 그렇게도 모르겠는가.

지금 국민들은 연일 언론에 1등으로 소개되는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 후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범여권 후보라고 해서 점찍을 만큼 썩 내키는 후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신당이나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떤가. 이 같은 국민의 희망을 깡그리 무시하고 있는 형국 아닌가.

그 결정적인 증거를 우리는 여론조사 응답률에서 찾을 수 있다.

갖가지 조사가 응답률 15%대에 머물고 있다. 대세론이라고 하는 이명박 후보는 거기에서 50%의 지지율을 얻고 있을 뿐이다.

100여명 응답해서 50명이 지지한 50%가 아니라 100명에게 물었더니 15명 대답한 가운데 50%, 즉 7,8명이 지지한 결과다.

2명 중 1명이 지지해도 50%다. 10명에게 물은 결과 5명이 지지해도 결과는 50%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국민들은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여론조사에 자신의 뜻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아직 국민들이 대통령 감으로 정해놓은 후보가 없다는 뜻이다.

또 한가지, 역선택의 폐해가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최근 각종 경선에서 국민여론조사 방식이 도입된 이후 상대진영에 투입돼 약체 후보를 역선택하는 ‘신종선거 전략’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된 바 있다.

이번 범여권 경선과정에서도 실제 여론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수군거림도 있다.

경선에서 ‘누가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우리나라를 부정부패 없이 훌륭하게 잘 이끌어 나갈 지도자인가’하는 문제를 판단하고 선택해야 하는데, 상대 진영에 의해 ‘누가 가장 문제가 많고, 표를 얻을 수 없는 후보인가’하는 문제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 선택된다면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여권 후보들에게 당부한다.

지금은 곳곳에 흩어져 있지만 결국은 서로가 한 둥지에서 함께 해야 할 동지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너무 모난 말로 상대를 폄하하는 것은 결국 내 입지를 깎는 일이라는 점도 기억하자.

지금은 서로 싸울 때가 아니다. 흠집내기로 상대 후보 가치를 저하시켜선 안된다.

서로 서로 좋은 후보만들기에 동참해야 한다. 힘을 합해 격려하고 부추키며 최상의 상품이 되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게 한 다음 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제일 대통령을 잘할 수 있는 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가리도록 하자.

그렇게 선택된 후보라면 한 번쯤 일을 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대선은 물론 내년 총선도 어림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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