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아시는가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7-11-26 18:19:0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영란 정치행정부장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가 지난 여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경선 과정을 마치고 최고의 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모르긴 몰라도 그 이유는 단연코 그녀가 박빙의 결과에 흔쾌히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데 대한 ‘국민적 환호’가 쏠린 탓일 것이다.

'승복’하는 페어플레이가 드문 정치판에서 ‘여자’인 그녀가 보여준 배포 큰 결단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 때 이후 박근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크게 달라졌다.

그녀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의미를 부여하면서 명실상부한 ‘거물 정치인’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됐다.

그런 박 전대표가 본격적인 대선 유세가 시작되는 26일 또다시 뉴스의 핵으로 떠올랐다.
박전대표는 당의 일원으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돕겠다고 나섰다.

최근 들어 고평가되고 있는 그녀답게 그녀의 발언은 대선판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이명박 후보나 한나라당은 뛸 듯이 반기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결단(?)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신주단지 모시듯 열렬하게 그녀를 지지하던 박사모 등 가장 가까운 이들이 박대표의 결단을 결사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지금 사이트 등에 올리는 글을 통해 초상집 분위기에 처한 자신들의 심경을 전하고 있다.

시력악화를 염려해서 사진을 찍을 때 조명도 켜지 않을 정도로 그녀를 아끼던 지지자들이 그녀를 원망하는 글을 거침없이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정치는 명분이다.

명분을 위한 우선적 조건은 ‘진정성’이고 그 진정성이 지지층으로부터 공감돼야 비로소 ‘힘’을 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죽는 길이 유일하게 사는 길로 바뀌기도 한다.

지금 박전대표가 선택한 길은 왠지 명쾌하지 않다.

그녀가 선택한 이유를 아무리 반복해서 들려준다 해도 지지자들은 공감되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왜일까?

그것은 박전대표 의중에 사심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지금 박 전대표는 말로는 원칙에 따른 소신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정치인의 통상적인 제스처를 쓰고 있기 때문에 ‘진정성’이 없는 빈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박전대표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을 뜨겁게 사랑하던 사람들이 지금 자신의 행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팬클럽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26일 석고대죄의 글을 자신들의 홈피에 올린 글을 소개 하지 않을 수 없다.

박사모는 이날 “이 모든 것은 저희들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조금만 더 열심히 했었더라면 한나라당의 정식 후보는 박근혜 대표님이 되셨을 테고, 저희들이 조금만 더 분투했었더라면 후보교체론을 성공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박사모는 “이명박의 지원유세에 나서시는 것만은 안 된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이어 박사모는 “어찌 저희더러 이런 사람을 지지하라 하실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글은 박사모뿐만아니라, 경선과정에서 박 전대표를 지지했던 논객들 사이에서도 잇따라 터져 나왔다.

같은 날 필명 ‘무궁화사랑’은 “비리와 부패, 위장과 의혹이 난무하는 한나라당을 위해 헌신하신다면 물론 대표님은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 지셔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면서 “구태에 빠진 한나라당을 도와 또다시 실패할 정권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 하신다면 그것은 나라의 불행이요 국민들의 불행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그는 “당권도 차차기도 국민이 있고 난 다음”이라며 “마음을 비우고 오로지 국민에게 무엇이 도움이 되는 길인가만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지어 필명 ‘관찰자’는 “'경선승복'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작은 원칙'에 해당된다면 부정, 불법과 거짓말로 가득찬 지도자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감으로써 국가와 사회 전체를 위기에 빠트리는 것을 막는 것이야말로 '큰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