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3-04-10 18: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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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최종찬 건설교통부장관이 9일 “빠르면 내주 청와대 정책실장 직속으로 신행정수도건설추진기획단을 출범시키겠다”며 “내년중 행정수도 입지선정을 마무리하고 노무현 대통령 임기내에 착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새 정부의 이런 방침에 대해 이명박 서울시장과 이성구 서울시의회 의장은 물론, 서울시 관내 자치구 의회 의장단들도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행정수도이전 공약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 선거개입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던 이 시장은 “서울의 안보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전방에 있는 미군이 후방으로 후진 배치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반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면서 현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이성구 서울시의회 의장도 “행정수도 이전은 중대한 문제인 만큼 새 정부가 수도이전을 꼭 실행하고자 할 경우 국민투표 또는 이에 준하는 국민의견 여과과정을 반드시 거칠 것을 제안한다”며 “서울시민의 생존권 보호차원에서 수도이전을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선 당시에는 서울시 구의회 의장단도 성명서를 통해 수도이전 반대 의사를 밝혔었다.

이들은 마치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서울시와 시민들을 위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이시장은 “인천시를 강화도로 옮긴다는 데 서울시장이 입장을 표명하면 옳지 않겠지만 수도를 옮긴다는 데 서울시장이 가만히 있어야 되겠냐”며 “서울시 문제에 대해 시장이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그건 직무유기”라면서 ‘행정수도 이전 반대=서울시장의 직무’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서울시민들의 의견과 전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우선 ‘안보론’이 과연 어느 정도나 설득력을 얻고 있는가. 지금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1차회의에서는 주한미군 재배치-감축 관련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데도 서울과 안보문제를 묶으려고 하고 있으니 실로 답답하다. 이런 논리는 과거 군부독재시절에나 있을법한 일이 아닌가.

더구나 시민 생존권과 행정수도 이전에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다. 이는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행정수도 이전 반대 논리로 ‘집값 폭락’을 들먹인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행정수도 이전은 사회적 동맥경화 현상을 보이는 서울을 건강하게 살리고 지방 역시 건강하게 만들자는 ‘윈-윈’ 전략이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행정 수도 이전은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수도권은 지금 날로 비대해 지고 있다. 그런데도 인구 유입은 오히려 급증하는 추세여서 이 비만 현상은 좀체 수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서울은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환경, 교통, 교육 등 각 분야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생존을 위해 남아있을 뿐, 이 숨막히는 도시에서 탈출하고 싶어한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알만한 사람들이 왜 모르는지 또 숨이 막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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