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표께 묻겠습니다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8-12-15 15: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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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부장 박희태 대표님.

15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의 신화적 돌파력에 국민들은 엄청난 존경심을 보내고 있다""고 하셨다는데 정말입니까?

그리고 “오늘은 낙동강, 내일은 영산강, 그리고 금강, 한강 등 현장에서 대통령이 지휘봉을 들고 진두에서 땀 흘리는 모습 보일 때 우리 국민들은 큰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하셨다는데, 이것도 사실입니까?

심지어 한나라당 최고위원회 석상에서 ""4대 강 뿐 아니라 SOC 사업을 동시 다발적으로 착수해서 전 국토가 거대한 공사장처럼 느껴지게 해야 한다""고 하셨다는데 이 모든 흉흉한 소식들이 혹여 잘못 전달된 건 아닙니까?

박희태 대표님.

이게 사실이라면 참으로 어이없는 일입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토목공사로 경제를 일으킨다는 말입니까?

정보화시대요, 첨단 디지털 시대에 19세기적 토목공사라는 발상이 가당키나 한 것입니까?

그리고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역대 최하위인 20%로 폭삭 내려앉은 지 장장 7개월째인데 국민들이 이 대통령의 신화적 돌파력에 엄청난 존경을 보낸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박대표께서 지칭하신 ‘국민들’은 어느 나라 국민들입니까?

아무리 말 인심 후한 정치권이라고 해도 대표님, 이건 정말 아니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집권여당의 수장이신 분이 도탄에 빠진 민심의 고충을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 있단 말입니까?

낙동강, 영산강, 금강, 한강에서 대운하를 추진한답시고 이명박 대통령이 故박정희 대통령처럼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대운하 공사현장에 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그 순간 ‘광우병 수입소’ 파동에 따른 촛불시위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것입니다.

당장 이명박 대통령 하야 운동이 거대한 물결처럼 밀어닥칠지도 모릅니다.

대운하는 이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당 간 이해가 달린 문제도 아닙니다.

그것보다 훨씬 중차대한 우리 후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정부가 민심과 역행된 움직임을 보일 때는 여당의 대표로서 마땅히 이를 제지하고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을 전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지는 못할망정 낮 뜨거운 ‘아부성’ 발언이 웬 말입니까?

‘4대강 치수사업’이 곧바로 ‘한반도대운하’가 되는 것이나 아닌지, 지금 국민들은 너무나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민심을 누군가는 바르게 이 대통령께 전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대표님은 대통령만 보이고 불쌍한 국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으십니까?

아무도 대통령께 바른 길을 말씀드리지 못하고 그저 지금처럼 ‘대통령 만세’나 외친다면, 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합니까?

한나라당 지지율이 지금은 비록 제1 야당인 민주당 지지율보다 높다고 하지만, 이런 상태로 가다가는 언제 역전을 당할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지금 한나라당 지지율이 그나마 민주당을 앞서는 게 한나라당이 잘해서입니까?

박대표님.

적어도 집권당 대표라면 세간의 여론을 솔직하게 대통령께 전하고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옳지않습니까?

오늘 아침 대표께서 보여주신 행보는 며칠 전 전여옥 의원 ‘독설’에 화들짝 놀라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들어있는 것 같아 ‘안습’이었습니다.

오히려 거대 여당 대표로서의 위상과 격을 올리는 방법을 보였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이제 그 역할을 박희태 대표께서 하셔야 합니다.

못하시겠다면, 조용히 물러나시는 게 국가와 한나라당을 위해 바람직한 일입니다.

대표님의 행보를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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