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민주주의 정치는 어디로?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8-12-30 16: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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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부장 이 정부 들어 정치판이 참으로 이상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치인은 없고 국민만 있는 이명박 정부.

1년 내내 정작 주인공으로 나서야 할 정치인은 보이지 않고 국민의 목소리가 정치를 견인하고 있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금의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난장판이다. 이른바 ‘MB 개혁법’을 강행 통과시키겠다는 한나라당과 ‘MB 악법’을 저지하겠다고 결사항전에 나선 야당의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촉측발의 긴장감이 감돌며 거의 3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같은 전운에 싸여있는 국회에 정작 ‘민의’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 저기 정치인의 사심만 난무할 뿐이다.

거대여당과 정부는 ‘오만’에 빠진 ‘배부른 돼지’가 되어 동맥 경화증을 앓고 있는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몰라도 한참 모를 리가 없다.

대다수 여론조사 결과 국민이 원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 정책을 오로지 비대한 몸집을 방패 삼아 무조건 강행하려는 건 누가 봐도 잘못된 판단이다. 그런데도 입법부의 고유권한까지도 안중에 두지 않을정도로 안하무인의 작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부끄러움이라도 가리고자 하지도 않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능멸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야당인 민주당이라고 해서 크게 칭찬받을 바는 없다.

국민이 직접 나서면서까지 힘겨운 싸움을 통해 그들의 뒤를 버텨주고 있는 동안 야당이 한 일은 대체 뭔가. 있다면 수적 열세라는 패배의식에 젖어 그래도 제1야당이라는 타이틀에 만족하며 거대 여당의 들러리로 자족하며 보낸 안일함 만이 있을 것이다.

민주당 역시 대한민국 민주주의 능멸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희안한 일은 또 있다. 이전 정권에서는 사안마다 딴지를 걸며 잔재미를 챙기던 자칭 소장 개혁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자라목처럼 움츠러든 양상을 보이는 일이다. 그들의 침묵이 마뜩찮은 것은 침묵이 내포하고 있는 배경 때문이다. 청와대에 잘 보이고 싶은 사심 때문에 오히려 청와대 거수기가 되어 말 안되는 논리로 정부를 옹호하기 바쁜 그들의 용쓰는 모습은 거슬리다 못해 안쓰러울 지경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사는 모든 국민들이 불행하다.

이 난국에도 불구하고 바른 말로 국민을 위무할 제대로 된 정치지도자가 한 명도 볼 수 없다니 말이 되는가.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직접 나서 정치권을 향해 자신들의 요구를 당당히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정치가 실종되고 지도자가 사라진 그 자리를 국민들이 메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촛불시위’ 당시 막나가던 이명박 정부를 제지시킨 것도 국민들이었다.

만일 그 때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서지 않았다면, 아무도 이명박 정부 독주를 막지 못했을 터다.

그나마 지금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가 MB악법을 만지작거리며 망설이게 하는 힘도 그 때 국민들이 보여줬던 ‘뜨거운 맛’ 때문일 것이다.

지금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그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국민이 등 뒤에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국민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지금 민주당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길을 선택하고 있다.

이런 국민의 힘이 민주당이 국회 내에서 172석의 거대 여당에 맞서 이처럼 강경 투쟁을 벌일 수 있도록 한 뒷심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정치를 바르게 이끌어야할 지도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정치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수의 논리로 ‘MB 악법’을 밀어붙일 경우, 제2의 촛불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건 자명한 이치다.

그로 인해 민심을 억누르려는 정부와 국민들 간에 무력충돌이 야기될 것이고, 피를 보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분위기다.

국민들이 무슨 죄인가.

제발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여야 모두 자신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행보를 시작해야한다.

국회의원 배지가 천하에 없이 소중하겠지만 지금 이 시점만큼은 금배지보다 국민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정치현장에 나서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눈치 볼 일이 없어지고 소신 발언도 나오게 될 것이다. 그것이 국회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는 오명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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