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우향 우’사회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3-04-24 18: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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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우리사회의 좌우 시각 편차가 이렇게 컸던가.

국회 정보위는 23일 고영구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 “국가의 최고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는 것을 골자로 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또 국정원 기조실장에 거론되고 있는 서동만 상지대 교수에 대해서는 `친북편향성이 강하고 정보업무 경험이 전무하여 국정원의 정무직 공무원으로서의 자질이 부적합하다’는 내용을 삽입해 사실상 기조실장 임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대체 국회 정보위에는 어떤 인물들이 자리잡고 있기에 여전히 냉전적인 시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다.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은 24일 고위당직자 회의에서 정보위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내용과 관련, “정보위원들이 보수파 일색”이라며 “적절한 계기에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교체’ 소리가 나왔을까.

고영구 변호사가 누구인가. 그는 개혁성향이 두드러진 인권·노동변호사 출신이다. 민변 초대 회장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과는 지난 91년 `꼬마민주당’시절부터 활동을 함께 한 끈끈한 인연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1세대 인권 변호사로 통하는 고(故) 조영래씨와 `빈민운동의 대부’ 제정구씨 등 재야출신 인사들과도 인연이 깊었다.

따라서 고문, 정치사찰, 감청 의혹 등 냉전과 군사독재시대의 유물처럼 각인된 국정원의 개혁을 바란다면 고후보는 적임자 중에 적임자다.

또 국회 정보위원들이 `친북좌파적’이라고 주장하며 국정원 고위간부 기용 가능성을 사전차단하고 나선 서동만 교수는 어떤 인물인가. 그는 대북 포용기조를 옹호해온 대표적인 진보 소장학자다. 서 교수는 조건없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평화사업 차원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의 정부 주도, 대북 전력지원 등을 정책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채찍보다는 당근과 평화공존의 논리로 북한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국회 정보위원들의 `친북좌파적’이라는 규정은 굴곡 평가된 점이 적지 않다는 게 본란 필자의 생각이다. 차라리 서 교수는 대북 실용주의자라고 보는 편이 옳다.

남북 긴장관계가 이득인가, 아니면 평화 공존이 이득인가. 평화 공존이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따르는 서 교수를 친북좌파적으로 규정해서는 곤란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동안 우리사회는 우편향적 사고가 깊게 자리잡고 있는 ‘우향 우’ 사회였다.

이승만 정권이 장기집권의 방법으로 ‘우향 우’를 강요했으며, 유신정권이 그랬고 신군부정권 또한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 오랜 시간을 우리는 ‘우향 우’를 강요당한 체 이것이 잘못된 시각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 그 잘못을 깨닫고 정면을 바라보려는 사람들에게 “왜 당신은 ‘좌향 좌’를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필자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는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당신은 우측을 바라보고 있군요. 그러니 내가 좌측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당신도 이제 정면을 바라보십시오. 그러면 세상이 바르게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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