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이라니…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3-04-27 1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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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한나라당이 고영구 신임국정원장 임명 철회를 주장하며 추경예산 편성 거부 방침을 밝혔다.

심지어 한나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대통령 탄핵’ 발언까지 나왔다고 한다.

어쩌다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정말 답답하다.

국회와 대통령은 서로 권한을 존중해 줘야 한다. 국회가 고 국정원장에 대해 도덕적 자질이나 업무역량을 검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국회의 역할은 끝났다.

그 결과를 토대로 그를 임명하고 말고는 어디까지나 노무현 대통령의 몫이다.

사실 고 국정원장에 대한 국회의 검증작업은 애초부터 잘못 됐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국회의 검증결과를 받아들여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국회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비난을 받아야 한다.

우선 이번 청문회가 원래 목적과는 전혀 다른 ‘사상 검증’ 자리에 그쳤다는 점에서 국회정보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고 국정원장이 국정원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인가의 여부를 검증하는 청문회였다면 그는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만하다는 게 본란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데 국회 정보위는 국민적 관심사인 국정원 제도개혁이라는 중심주제는 비껴간 채 인신공격과 색깔몰이에만 열중했다. 그 결과 정보위 의원들은 고 국정원장에 대해 “친북편향성이 강하고 정보업무경험이 전무하여 국정원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러면 도대체 정보위 의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불행하게도 여야를 불문하고 정보위원 다수가 과거 보안기관 출신인 우편향 사람들이다.

한나라당의 정형근 의원은 과거 안기부 대공수사국장과 1차장을 지냈으며, 홍준표 의원은 검사 신분으로 안기부에 파견 근무한 전력이 있고, 민주당의 함승희 의원은 80년대 공안부와 특수부 검사출신이고, 천용택 의원은 국방부 장관과 국정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따라서 이들은 고 국정원장의 이념적 편향성을 지적할 자격이 없다.

따라서 이번 정보위의 고 국정원장 거부 방침은 한마디로 말해 정보위 의원들의 기득권 수호에 불과하다. 정보위 의원들은 나름대로 국정원에 줄을 대고 있는 인사들이다. 특히 전직 국정원 출신이나 검사 출신들은 더욱 그렇다.

이들은 국정원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빼내 정치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 그들은 결코 국정원이 개혁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들의 기득권 수호에 고 국정원장의 임명은 큰 장애가 될 뿐이다.

그런데 이처럼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추경예산 편성 거부 방침을 밝히거나 ‘대통령 탄핵’을 운운하고 있으니 정말 한심하다.

이념적 편향성을 지적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이 그것을 지적하고, 대통령의 임명권에 대해 월권을 행사하려 들고, 그것도 모자라 국민을 ‘볼모’로 삼으려 하다니 도대체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가.

더구나 ‘대통령 탄핵’이라니.

단언컨대 만일 국민소환제가 실시되었다면 대다수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가장 먼저 소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뭐 묻은 개가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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