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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정치편집국장 고 하 승
  • 시민일보
  • 승인 2003.05.22 19:08
  • 입력 2003.05.22 19:08
  • 댓글 0
{ILINK:1} 사실 필자는 옛날의 정치, 혹은 낭만의 정치가 어떤 것인지 몹시 궁금했었다. 새정치 반발 세력이 하도 ‘역사니 전통이니’ 하면서 옛날, 즉 그들이 말하는 낭만의 정치를 들먹거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별게 아니었다.
아니 참으로 한심한 게 구정치인들이 말하는 낭만의 정치였다.

민주당 정대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 등 3당 대표가 지난 21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후 강남의 호화 룸살롱에서 뒤풀이를 했다. 이날 이들은 김 총재의 승용차에 함께 타고 서초동 J룸살롱에서 폭탄주를 마시며 노래도 몇곡씩 불렀다.

김 총재가 “낮에는 싸우더라도 밤에는 술도 한잔하고 흉금을 터놓는 옛날의 낭만어린 정치로 돌아가자”고 제안해 이루어졌다는 후문이다.

소위 옛날 정치, 혹은 낭만의 정치란 게 폭탄주나 돌리는 것이라면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새정치를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가 높은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다.

지금 민주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신당은 한마디로 새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새정치의 핵심은 국민의 폭넓은 직접 참여를 통해 상향식으로 정당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불가피하게 다수의 정치인은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옛날 정치에 기대려는 사람들이 기를 쓰고 새정치(신당)를 반대하는 이유다.

이제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에 순응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차기 총선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 의원 개개인의 차원에서도 그렇다.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옛날의 정치, 즉 낭만의 정치를 추구하는 정치인은 결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재보선에서도 소속정당과 관계없이 모두 젊은 개혁세력이 승리했다. 다음 총선에서도 정당개혁을 이룬 정당이 승리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새정치가 제대로 성공한다면 참여민주주의 도입을 통해 권위주의적이고 전근대적인 정당이 민주적이고 현대적인 정당으로 변신하는 초유의 일이 눈앞에서 전개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과 민주당 일부에서는 다음 총선은 지난 대선과 다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 골치 아프게 새정치를 운운하지 말라는 것이다.

고급 룸살롱에서 폭탄주나 마시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되는 낭만의 정치를 구태여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 안이한 현실인식이다. 지금 새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열망은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 인터넷의 확산과 휴대폰 기술의 발달로 개미군단의 정치세력화가 가능해진 지금, 국민의 이런 열기가 현실적인 힘으로 작용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어쩌면 그 힘이 다음 총선에서 전국적이고 광범위한 낙선운동이라는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옛날 정치에 기대려는 정치인들에게 방향전환과 참여권유는 하되, 새정치 기조에 동참할 수 없다면 역사적인 결별을 주저할 필요가 없다.

폭탄주가 생각나거든 ‘낭만의 정치’라는 미명으로 구정치를 고집하라.

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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