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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환경과 신당편집국장 고 하 승
  • 시민일보
  • 승인 2003.05.28 16:02
  • 입력 2003.05.28 16:02
  • 댓글 0
{ILINK:1}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부부 초청 만찬에서 “언론환경이 나쁘다”고 말했다.
아마도 보수 언론들이 이런 말을 들었다면 또 벌떼 같이 일어나 ‘언론편견’이니 어쩌니 하면서 공연한 트집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모른척하려고 했으나 입이 ‘근질근질’해서 참을 수 없는 성격 탓에 한마디해야겠다.

이날 노대통령은 신당 내홍(內訌)을 겪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호남표를 잃지 않으려는 전략과 약간의 손상을 입더라도 전국적 지지를 얻으려는 전략의 충돌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당의 과제였다”며 “민주당은 전국적 토대 위에 서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신당파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여전히 지금처럼 당 문제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 때에 설훈 의원이 나서서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이 나서서 나를 따르라고 해야한다. 그래야 문제가 풀린다. 문제가 어려운 것은 대통령이 초연해 있는 구조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가 잘 안 풀린다.”

물론 설 의원의 지적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옳은 지적은 아니다. 설의원의 지적처럼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신당을 추진한다면 민주당의 갈등은 상당부분 수면하에 가라앉을 수 있을 것이고, 좋은 결실을 맺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옳은 방법은 아니다.

설사 그의 지적이 옳다고 해도 노대통령이 신당과 관련, 전면에 나서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설 의원의 말씀은 깊이 생각지 못한 지적이다. 우리 경험으로 보면 대통령의 일을 공작으로 밀어붙이고 배후조종이라고 하는 보도가 많이 나왔다. 설훈 의원의 말씀이 옳을 수 있으나, 언론 환경이 매우 나쁘다.”

즉 노 대통령이 나서서 일을 추진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새정부에 배타적인 언론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는 것이다.

아마 십중팔구는 노대통령의 우려처럼 ‘신당 배후 노대통령’, 혹은 ‘노대통령 신당 공작’이라는 제목이 달린 신문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것도 최소한 4호 활자 이상의 큼직한 활자들로 지면을 장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는가.

이것이 노 대통령이 “민주당은 전국적 토대 위에 서야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일지도 모른다. 언론환경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깨소금 맛’을 느낀다면 그 사람은 여당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이날 이훈평 의원은 “그동안 ‘우리가 여당인가’라는 회의가 들었는데 오늘 확신이 들었다”면서 “정확히 표현하자면 ‘여당이지 않겠나’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전국적 토대 위의 정당’을 갈망하는 그의 뜻에 부응하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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