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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말장난’이영란 정치행정부장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갑자기 라디오에서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믿음에는 변화가 없지만 국민 여론을 감안해 임기 내에는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누가 봐도 ‘사실상의 대운하 백지화’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날 대부분의 언론들도 ‘대운하의 포기 선언’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 소식에 따라 대운하 테마주들이 폭락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코스닥시장에서 삼목정공이 가격 제한폭까지 떨어진 3995원에 마감하는 등 이화공영, 울트라건설, 동신건설, 홈센타,특수건설, 신천개발 등이 하한가로 밀려난 채 장을 마쳤는가하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삼호개발이 하한가로 추락했고 NI스틸, 문배철강, 진흥기업 등이 각각 -13.23%,-8.61%, -7.75%의 하락률을 보였다.

그런데 청와대가 즉각 나서서 “포기가 아니다”라고 정정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중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발언과 관련, 청와대는 “백지화는 아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남에서 “백지화라는 말은 적절치 않다”면서 “백지화라는 것은 아예 없던 것으로 하는 것인데 그보다는 대통령 말 그대로 임기 중에는 꺼내 들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말장난 하자는 것도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앞서 1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지난 2008년 6월 19일, 이 대통령은 특별담화를 통해 “대선 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여론이 80%에 육박했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언론들은 ‘사실상 대운하 포기’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상당수의 국민들도 당시의 담화내용을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한 용기 있는 포기 선언으로 받아 들였었다.

그런데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같은 해 9월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재개 가능성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여건이 조성되고 국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다시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한반도 대운하 포기가 아닌 ‘일시 중단’일 뿐이며, ‘국민이 반대하면’이 아니라, ‘국민이 원한다면’ 대운하를 재추진하겠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단지 ‘임기 중’에만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고 않겠다고 말장난을 하는 것이다.

즉 임기 중에는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지만, 차기에 누가 실권자가 되든지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도록 방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일을 저질러 놓겠다는 뜻 아니겠는가.

이 대통령은 지금도 대운하가 필요하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겠지만, 아직도 대운하 반대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마저 대운하와 연계해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대운하 말장난’이라니,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다.

만일 현 정부가 진정으로 대운하를 포기하는 것이라면 30조 규모로 편성된 예산부터 대폭 줄여야 한다.

그나저나 우리는 언제쯤 대통령의 말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날이 올까?

고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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