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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합지졸 신당편집국장 고 하 승
  • 시민일보
  • 승인 2003.05.29 18:02
  • 입력 2003.05.29 18:02
  • 댓글 0
{ILINK:1} 엊그제 재야언론인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소위 ‘범개혁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몇몇 지인(知人)들을 만나 가벼운 저녁식사모임을 가진 일이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국민통합과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범개혁세력 단일신당 창당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다.
기성정당의 법통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목표로 하는 완전히 새로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신당은 정치권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이 아닌 국민 참여에 의해 아래로부터 건설돼야 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이는 지금 민주당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리모델링을 통한 통합신당 움직임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본란 필자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기성 정당을 해체하고 기존 정당에서 누린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상태에서 개혁신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그들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번 따져 보자.

지금 민주당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신당, 소위 `국민참여신당’이라는 게 무엇인가. 말이 그럴듯해서 `국민참여신당’이지 실상은 민주당 리모델링 아닌가.

이는 DJ 정부하의 국민회의가 새천년민주당으로 간판을 바꿔 단 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물론 ‘선명 개혁신당’을 추진하던 민주당내 신주류가 이처럼 방향을 선회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신구주류간 갈등이 고조되면 대국민 신당 이미지의 하락을 초래하고, 신당 추진도 더뎌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단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는 그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하지만 개혁 정치인들마저 구시대 정치인들처럼 사사건건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곤란하다. 시민들이 개혁 정치인들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그들의 참신성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개혁 정치인의 가장 큰 무기는 참신성이다.

그런데 그 참신성을 버리고 구시대 정치인들처럼 신당 창당에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면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설사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같은 방법으로는 그들을 이길 수 없다.

아마추어 정치인은 아마추어답게 해야 한다. 그것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길 필요가 있다.

설사 전략을 잘 구사해서 무수한 오합지졸을 모아놓고 신당을 창당한들 무슨 득(得)이 있겠는가. 인적청산이 불가피한 일이라면 정공법으로 나서야 한다.

정공법으로 나서지 않는 한 ‘민주당 리모델링’ 이상의 신당은 기대할 수 없다.

만에 하나 민주당이 주축이 되는 리모델링식 신당이라면 필자가 알고 있는 상당수의 개혁 정치인들도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한나라당 모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 잔치라면 기꺼이 동참하겠지만 남(민주당)의 잔치라면 관심 없다”고.

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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