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논의 끝내라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3-06-02 18: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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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민주당은 지금도 ‘신당 논의 중’이다.

대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민주당이 한 일이라고는 자나깨나 신당 논의뿐이었다는 비난의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사실 민주당 신당 논의는 이미 갈 데까지 간 상태다. 민주당내 신당논의를 둘러싼 신구주류간 갈등이 지난달 30일 당무회의에 이어 2일 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다시 폭발하는 등 분당위기가 고조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구주류 간에 “횡설수설하지 말라” “뭐야 너 말 조심해” “너나 조심해 임마” “뭐 임마? 싸가지 없는 자식”이라는 막말이 오가며 난투극 일보 직전까지 갔다고 하니 이제 신당 논의와 관련, 더 이상 시간을 ‘질질’끌 필요조차 없게 됐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여전히 ‘논의중’이다.

현재 민주당의 신당논의는 ▲민주당 해체후 당외 개혁세력과의 통합을 통한 국민참여형 신당(신주류) ▲민주당의 법통을 계승하는 외연확대형 신당(구주류) ▲당밖에 신당을 창당한 후 민주당과 합당하는 신설합당식 신당(중도파)으로 `삼각균형’을 이루고 있다.

논의의 핵심은 결국 이들 셋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다. 그런데도 왜 쉽게 결말을 내지 못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욕심 때문이다.

우선 국민참여형 신당 추진파들이 신당추진을 강행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호남표 미련’ 때문이다.

‘외연확대형 신당’을 추구하는 구주류와 후단협 사람들도 욕심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과연 ‘민주당의 전통과 법통’을 운운하는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은 한마디로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버리려 했던 사람들이다.

사실 당헌당규에 의해 선출된 자당후보를 부정하는 것은 당의 전통성을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이제 와서 민주당의 전통과 법통을 운운하면서 ‘민주당을 사수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으니 그야말로 모순(矛盾)이 아니겠는가.

이런 모순이 가능한 것은 당내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신설합당식 신당 추진파들의 욕심도 터무니없다.

민주당의 호남표도 가지고 신당의 개혁표도 함께 가지겠다는 구상이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인가.
신당이 지역정당인지, 아니면 이념정당인지를 분명하게 하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아닌 정당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이제 선택은 보다 분명해 졌다. 자기 모순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그들이 기득권을 버린다는 것은 이미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 돼 버렸다. 그렇다면 지역주의만 버리면 되는 것 아닌가.

지역주의를 버린다고 해서 지역표가 모두 이탈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지역 출신들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3김시대’에나 가능한 유물이 된지 이미 오래다.

따라서 민주당은 ‘논의중’이라는 표찰(標札)을 걷어내고 ‘이념정당추진’이라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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