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추태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3-06-03 16: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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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한나라당 당권주자 6명의 후보들은 지난 2일 ‘지방의회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지방의원 명예직 삭제문제를 6월 국회에서 해결하겠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에 앞서 여야 의원 164명은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 발의로 현재 무보수 명예직인 지방의원의 신분조항을 삭제, 유급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지방의원 유급화’라는 과실을 딸 때가 무르익었다는 말이다.

본란(本欄)을 통해 지방의원 유급화를 강력히 주장해 왔던 필자로서는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정말 반가운 소식들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지방의원 유급화를 갈망해 왔는가.

바로 지방의원 유급화로 의원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동시에 지방자치의 전문성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지방의원들의 한심한 모습을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필자가 왜 이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유급화 조기실시를 주장했는지 정말 후회막급이다.

중구 의회에서는 ‘만장일치’라는 뜻도 모르는 사람이 구의원이랍시고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의결당시 아예 개인용무로 인해 의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아 놓고도 부끄러움을 몰랐다는 사실이다.

그를 만난다면 구의원으로서 의회보다 더 시급한 개인용무가 무엇인지 꼭 물어보고 싶다.

또 영등포구 의회에서는 최근 몇몇 의원들이 사설 병원을 찾아가 집단 난동을 부리며, 진료기록 등을 내놓으라고 큰소리친 일까지 있다.

아마도 자신들의 권한을 무소불위(無所不爲)로 착각한 탓일 게다.

어디 그뿐인가.

어느 지방에서는 한 지방의원이 전학부탁을 거부하는 학교장을 겨냥, “교장을 교체해야 한다”며 보복성 시정질의를 해 물의를 빚은 일도 있다.

민선 3기가 됐음에도 지방의회 의원들의 추태가 근절되지 않는 것을 보면 지방의회의 앞날이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이같은 추태는 어렵사리 마련하고 있는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행법 하에서는 지방의원의 의정활동과 품행에 결격사유가 있어도 퇴출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것을 믿고 지방의원들이 그토록 기고만장한 것이라면 이제부터라도 동료 지방의원들과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버릇을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

동료 의원들은 그들이 지방의원의 수치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의원윤리강령 제정’등을 통해 철저하게 내부통제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주민소환제 실시를 강력히 요구하는 동시에 무관심에서 벗어나 해당 지방의원들의 자질을 철저히 따져보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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