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교체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3-06-08 19: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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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민주당에서 신당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금, 정치권의 주류교체를 주장하는 ‘젊은 피’들이 내년 총선을 정계입문의 최적기로 보고 부지런히 표밭을 달구고 있다.

그렇다면 ‘젊은 피’들로 하여금 앞다퉈 총선 관문을 ‘노크’하게 하는 동력(動力), ‘주류교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가.

‘주류교체’는 말 그대로 비주류가 주류에 편입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볼 때에 이는 기득권세력의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하는, 즉 ‘제왕적 지구당 위원장’들이 그 자리를 내놓고 모든 경쟁자들이 평등한 상태에서 공천경쟁을 벌이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여야 개혁파 의원들은 이미 `제왕적 지구당위원장의 폐해’를 들어 지구당위원장제 폐지를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 문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화두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지구당위원장의 기득권 포기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요, 너무나 교과서적인 일로 하등의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류, 즉 기득권세력(지구당위원장)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최근 당무회의에서 정당·정치개혁과 관련, 논란의 대상이었던 지구당위원장제 폐지문제에 대해 다수가 반대함에 따라 현행대로 위원장제를 유지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들은 지구당위원장제 폐지안 무산으로 정당개혁이 뚜렷한 후퇴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민주당 신당논의에서 ‘기득권 포기’여부가 신구주류간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겠는가.

한나라당 개혁파 원내외 위원장 30명도 지난 3일 `정치 및 당 개혁을 위한 쇄신연대’ 발족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서 정치개혁을 위해 지구당위원장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선거법 및 정당법 개정안을 마련, 6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지구당 위원장 폐지가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지구당위원장제 폐지에 대해선 이처럼 여야 개혁파 의원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는데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아니라 ‘주류교체’에 반발하며 영원히 주류로 남고 싶다는 정치인들의 지나친 욕심 때문이다.

목련이 지면 장미가 핀다. 장미가 필 무렵의 목련을 보았는가.

그 화려하던 모습은 간데 없이 너무나 초라하고 추(醜)하다.

차라리 그 꽃잎을 일찍 떨구었다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기득권에 집착, ‘민주당 사수’라는 미명 아래 ‘구정치 사수’, 즉 ‘지구당 위원장직 고수’의 목청을 높이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흡사 철 지나 빛 바랜 목련을 닮았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그러나 장미도 지고 나면 코스모스가 피는 법이다.

목련을 지게 만들었던 ‘젊은피’들은 이점을 늘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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