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청산은 진솔하게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3-12-27 18: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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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한나라당의 ‘과거청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려나.

내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공천혁명을 통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장파와 중진들간에 격돌 양상으로 전개되던 한나라당의 공천제도 개정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실제로 이재오 사무총장이 `시대정리론’을 내세워 `5·6공 청산론’을 공식 제기했는가 하면, 최병렬 대표는 “한나라당이 어물어물해서 표를 받겠느냐”고 기자들에게 반문할 만큼 공천 혁신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어 상당한 폭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대외인사영입위원장도 “기소가 되지 않았더라도 혐의를 받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 배제될 수 있다”며 “부적격일 경우 과감히 정리하고, 신인의 가능성을 높게 볼 것”이라고 말해 `문제 인사’를 대거 걸러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현역 지구당 위원장들이 내년 총선 후보자 공모에 앞서 사퇴서를 일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29일쯤 공식 출범할 예정인 공천심사위원회는 절반 이상이 시민단체 등 외부인사로 구성되고 경선 후보자는 선거구별로 1명에서 3명까지 여론조사 등 독자적 기준으로 선정할 수 있게 하는 등 현직 의원도 경선에서 배제할 수 있게 해 대폭적인 물갈이의 길을 열어 놓았다.

한나라당의 과거청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중진의원들은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현역 의원과 지구당위원장의 기득권을 크게 제한하는 듯한 공천 기준에 대해 일부 중진이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들이 근대화, 산업화 등에 기여한 공로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긍정적인 면보다는 지난 시절 인권탄압, 광주학살, 노동탄압 문제의 당사자 역시 그들 중 하나다.

역사의 굴곡을 불가피하게 겪었던 것은 저마다 선택의 여지없이 주어진 운명이었다하더라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존재하는 한 한바탕 ‘씻김굿’은 필연적 요소 아닐까. 원죄를 씻는 과거청산 말이다.

이 총장 말대로 `3김’이 청산되고 새로운 정치환경이 시작되는 지금이야말로 한 시대를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다.

그 중심에 한나라당이 서 있는 것이다.

어차피 어설픈 변명은 비난과 분란을 자초할 뿐이다. 차라리 지나간 과오를 확실히 ‘고해하고’ 완벽하게 새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맥락에서 한나라당이 뒤늦게 나마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를 선언하고 나선 용기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부디 부끄러운 역사와 관행을 청산하겠다는 지금의 의지와 각오로 정치판의 새로운 표상으로 우뚝 서는 한나라당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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