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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녀’의 신공, 역시 세다정치행정부장 이영란
   
모든 생명체가 맑은 물을 선호하는 건 아니다. 미꾸라지나 연꽃처럼 흙탕물을 더 쾌적한 생활여건으로 반기는 경우도 있다.

인간의 개인적 가치 기준도 이와 유사한 것 같다. 일반적인 상식에 반한다 해도 개인의 신념이 그렇다면 왈가왈부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동의 여부를 떠나 그 꿋꿋함을 존중해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왔다.

그것은 한 여성 정치인에 대한 내 혼란스러움을 정리한 메뉴얼이기도 하다. 평소 그녀가 아프리카 방언으로 절규를 하거나 화성 발언으로 꼬득이든 각자의 사는 방식으로 이해하고 신경을 끄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녀의 수다스러움은 가히 자타의 공인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경지라는 평판을 받고 있다. 특히 그녀의 ‘적반하장 식 받아치기’ 신공은 현란의 극치를 이루는 개인기다. 어지간한 민망함 정도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칼끝을 반전시켜 적진을 전멸시키는 그녀의 유별난 재능 앞에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니 말이다. 백번이라도 싹싹 빌어야 할 상황에서도 그녀의 성능좋은 입은 상대진영을 초토화 시킬 정도의 화력을 발휘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어떤 일에서건 침묵하지 못하는 타고난 천성이 있나보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신년 벽두부터 그녀의 입에 재갈을 물릴 만한 사건이 입소문을 타고 진화하는 중이어서 흥미롭다. '일본은 없다' 표절 시비와 관련된 소송에서 연이어 KO패 당한 그녀의 근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녀에게 돈방석은 물론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는 ‘종자돈’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일본은 없다’에 대해 한 언론이 표절의혹을 제기하자 그녀는 관련자 5명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바 있다. 그것이 5년 전 일이다. 처음에는 그 언론사가 잘못 보도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품은 사람들까지 있었다. 아무리 뻔뻔하기로 자신이 잘못해 놓고, 그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리 있겠느냐는 상식 때문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법적 공방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원고인 그녀가 패소함으로써 ‘표절 의혹’이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1심에서 재판부는 “Y씨가 일본 관련 책을 출간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초고를 작성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에게서 듣거나 건네받은 취재내용 및 아이디어, 초고 내용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인용해 <일본은 없다>의 일부를 작성했다고 추인할 수 있다”고 표절 의혹을 인정했다. 항소심에서는 “Y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중 Y씨가 일본사회에 관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그로부터 전해들은 취재내용, 소재 및 아이디어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이를 인용해 책의 일부를 썼다고 볼 수 있다”는 판결로 ‘초고를 본 적도 없다’는 그녀의 말이 거짓임을 방증했다.

조용하기에 이제라도 인간 본연의 수치심을 느끼는 감성을 회복했는가 싶었는데 일주일 여만에 입을 연 그녀는 여전히 건재한 뻔뻔함을 과시했다.

“나는 당당하다”며 “내 자긍심을 그 어떤 것도 손상시킬 수는 없었다”로 시작되는 그녀의 글은 심지어 “저 때문에 마음고생 심하셨지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함께 분노하고 가슴 아파해 주셨습니다”라는 야릇한 내용으로 이어가며 특유의 주특기를 발휘하고 있었다.

표절 사건에 대해 반성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많은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가슴 아파한 것을 알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그들을 향해 약을 올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잘 견디고 그리고 일어섰다”는 말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절망의 싹을 심으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수다녀, 역시나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다.

이 ‘수다녀’가 설마 누구일까 궁금증에 시달릴 분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그 주인공은 바로 지금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로 그 사람일 것이다.

세상천지에 비슷한 신공을 가진 인물이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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