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해야 되지만 시점이 잘못됐다"

관리자 / 기사승인 : 2010-11-21 0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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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범래 의원 인터뷰
[시민일보] 최근 여권 핵심부가 개헌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것과 관련,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사진.서울 구로갑)은 “개헌은 해야 되지만 시점이 잘못됐다”고 21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18대 국회가 개헌을 추진한다는 조건으로 개헌방침을 철회했는데, 18대 국회 초반에는 가만히 있다가 이명박 정부 말년에 개헌을 한다니까 정략적으로 비춰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권력구조의 개헌방향에 대해 “개인적으로 내각제가 가장 좋고, 그게 안 된다면 분권형으로 대통령과 총리의 책임을 분산시켜서 지역적 갈등 요소도 없애고, 골고루 권한과 책임을 나눠가지는 것도 괜찮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국회의원들 내부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4년 중임제가 다수”라며 “지금 개헌을 추진할 경우, 4년 대통령 중임제로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지난 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율통합 지원을 위한 특례 법안’을 대표 발의한 그는 지방행정체제 개편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의원은 “제가 그때 법안을 낸 건 자율통합법안”이라며 “10군데 정도 자율통합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는데 한 곳만 됐고 그나마 후속 지원법이 없어 표류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그는 행정구역개편 법안 내용에 ‘자율통합’ 부분이 빠져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의원은 “개편 법안 내용은 2014년 지방선거 전에 행정구역 개편을 완료하고 그 체제로 선거를 치루도록 돼 있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행정구역 개편 위원회를 만들고 타율적으로 구역을 통폐합해서 그 결정 사항을 주민투표에 부치기로 돼 있는데 과연 그게 제대로 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그는 “자율통합으로도 주민 반발로 제동이 걸렸는데 위원회가 나서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라는 식으로 주문한다면 지역주민들이 가만히 있겠는가”라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유럽, 영국, 프랑스 등 행정구역개편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지고 20년 동안 논의를 해온 나라들도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과 검찰의 압수수색 사건에 대해 “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들한테 누가 될까 봐 언급하기가 상당히 조심스럽다"면서도 현행 후원금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작년 9월 모의원 사건의 경우,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며 “해당의원이 국회에서 자기 지역구에 있는 업체 관련 발언을 하고 10만원씩 후원금을 받은 것의 유무죄를 다투는 사건이었는데 10만원씩 후원금을 받더라도 대가성이 있으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되는 것이고, 대가성이 없더라도 단체의 돈이 되면 안 된다는 쪽으로 판결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액 후원금 제도가 자영업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현상과 관련, “후원금 전액을 세금으로 돌려주는 현행 방식은 직장인들에게만 관심을 받고 있다. 돈은 자영업자들이 더 있는데 특별한 혜택이 없으니까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며 "(소액 후원금제를)처음 만든 취지는 국민들이 소액 후원으로 자기 지역의 국회의원에 관심을 갖는 등 참정권의 폭을 넓히자는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탁상공론이 됐다"고 문제점을 강조했다.

그는 ‘고비용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들 후원금 사용 내역 중에서 가장 많은 지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가 지역사무실 유지 비용일 것이다. 지금 원외들은 사무실을 못 두게 돼 있고 현역만 국회 의원회관과 지역 사무실 두 개를 쓰게 돼 있는데 사무실 운영비가 만만치 않다. 결국 사무실 운영비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국회의원도 지역사무실을 없애고, 의원 사무실만 두도록 하면 원외위원장과의 형평성 문제도 그렇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문제점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색다른 제안을 했다.

특히 그는 “며칠 전 정개특위에서 지구당을 부활하자는 안건이 나왔는데 나는 반대했다"며 "원외위원장의 입장을 위해 반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시 특위소위 위원들 중에 원외위원장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다. 사무실 두면 최소 1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갈텐데 원외위원장들이 무슨 돈으로 1000만원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사무실을 허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구당을 만들려면 지구당 후원회를 부활시켜야 하는데, 지구당 후원회 역시 대부분 동네 유지들에게 도움을 받게 돼 있는데 그렇게 되면, 자유로운 의지로 정치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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