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당선운동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1-04 17: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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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17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꼼짝마라”를 외치고 나선 시민단체 출범에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학계인사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서 대대적인 후보 당선운동을 통해 정치권 질을 높여보겠다고 나선 ‘2004 총선물갈이 국민연대’가 바로 그 핵심이다.

당선운동 움직임이 출범 전부터 정치권의 경계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는 지난 16대 총선에서의 낙선운동 악몽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6대 총선 당시 86명의 낙선운동 대상자가 지명됐는데 그 중 59명이 낙선된 것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것처럼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나선 정당은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4일 `2004 총선 물갈이 국민연대’ 출범에 대한 논평을 통해 “이는 이미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낙선운동’의 또다른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선관위에 즉각적인 지도와 단속을 촉구하는 한편 “당선운동 주도세력이 16대 총선에서 불법낙선운동을 펼쳤던 인사들인 것만 보더라도 이들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만 활동할 것으로 믿기 어렵다”면서 “이들이 `시민’의 이름을 도용해 정권과 코드를 맞추고 특정세력을 위한 불법선거운동을 자행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지난번 낙선운동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듯이, 이번 당선운동에 대해서도 선거법 위반 논란이 예상되기는 한다.

그러나 불법선거 운운하는 박대변인의 논평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시민단체가 당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나섰으면 그 조건에 맞는 좋은 후보를 발굴하면 그만이다.

더구나 지난 번 낙선운동이나 이번 당선운동이나 이를 자초한 것은 정치권이다. 지난 1년 간의 행태만 보아도 정치권은 입이 열 개 있어도 할 말이 없을 터이다. 오죽하면 국민들이 직접 정치권을 정화하겠다고 나서겠는가.

따라서 당초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한 출마자라면 낙선이고 당선이고 그 어떤 명목의 운동이 전개된다 해도 과히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본다. 당선운동에 반감을 표시하는 것은 사라져야 할 정치판 관행에 안주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행위로 지탄의 대상이 돼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번 후보당선운동이 제대로 된 유권자의 권리행사가 되려면 무엇보다 공정성 확보가 우선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민단체 간판만 단다고 해서 명분까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객관성을 잃은 몇몇 시민단체의 주장들이 공허하게 소멸됐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부디 이번 당선운동이 내년 총선 과정에서 정치권 업그레이드를 주도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중립적 입장에서 진정한 개혁의 주체가 될 때만이 국민적 신뢰를 끌어낼 수 있고 그 자생력을 키워갈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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