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물이 난다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1-13 1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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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국가원수와 정부의 외교정책을 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 외교부서 공직자의 행위가 무죄라고?

초등학생 이상만 되면 알만한 사안을 가지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한심한 일이 지금 정가에서 벌어지고 있다.

13일 청와대가 대통령과 외교정책에 대해 폄하발언을 한 일부 외교통상부 직원들을 적발, 징계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자 그 파장이 정치권 쟁점으로 이어지면서 부터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한 사석 발언을 문제삼아 외교통상부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것은 과거 독재정권 때도 없었던 일”이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심지어 “공무원끼리 상호감시해 밀고정치를 부추긴다”며 “노 정권이 편향적인 코드외교에 복종하지 않는 대비협상라인에 군기를 잡고, 총선을 앞둔 공직사회에 `재갈물리기’를 하겠다는 독재주의적 발상”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역시 “연일 국민을 불안케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대통령이 자신은 ‘바담 풍’하면서 공무원들은 ‘바람 풍’하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대통령을 공격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만이 “공직기강 파괴행위”라며 외교부내 기득권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당사자격인 북미국라인 간부들의 경질을 요구했을 뿐이다.

알려진 바대로라면 이번 외교부 ‘설화’는 간단한 ‘말실수’ 차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교부 대미라인의 핵심간부들이 사석이 아닌 공식석상에서 그것도 여러차례 반복해 국가 원수를 폄하하는 발언과 국익을 저해하는 정보유출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혐의’를 벗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반 행정도 아닌 외교 라인의 핵심간부급인데.

대통령 취임 초부터 터진 북핵관련 문제 등 참여정부의 외교일선은 하루하루 백척간두에 서 있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정부는 물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따라서 이번 외교부 사건은 명백한 공무원의 기강해이로 징계가 불가피하다.

정쟁 때문에 정치권의 현란한 말잔치로 본질이 흐려져서는 안된다.

자국의 대통령을 폄하하는 것도 모자라 국익을 저해하는 정보 유출 행위도 서슴지 않은 외교부서 공직자를 ‘우수한 관료’로 추켜세우는 제1 야당 총무의 아전인수격 발언은 민망하기 짝이 없다.

정쟁의 그늘 뒤로 숨어 반성의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자신들의 개인 비위사실 조차도 외교부와 청와대간 정책 갈등으로 파생된 것 인양 몰고 가려 하는 당사자들의 안일한 의식도 문제다.

우리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인데 부정하고 싶다고 무조건 부정되는가.

차라리 그 시간에 국가의 녹을 먹고 있는 만큼 국익 창출에 최선을 다하는 본분을 지켜라.

야당 역시 시대착오에서 벗어나 당리당략적 감싸기는 이제 그만두길 바란다.

신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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