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승진 시험제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1-29 19: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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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5급 사무관 승진의 공정거래가 5000만원’
뿐만 아니다. 세간엔 지방자치단체 승진비(?)를 빗대 ‘사삼서오(事三書五ㆍ사무관 승진 3000만원, 서기관 승진 5000만원)’라는 용어가 떠돌고 있다.

서울에서는 전직 구청장 모씨가 5급 승진을 약속하고 2명의 부하직원에게 뇌물을 챙겼다가 전격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또 모 구청의 비서실장은 스스로의 임용장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국장급 인사에 개입, 거액을 챙겼다가 쇠고랑을 차는 신세로 전락되기도 했다.

또 전북 임실 군수의 경우 승진 대가를 챙기다가 부부가 현재 셋트로 구속돼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당사자인 임실 군수의 마비된 도덕성이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의 70%이상이 승진 대가를 받고 있다”며 “임실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부각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항변했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전횡을 막지 못한다면 이런 불상사는 언제고 재연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래서 행정자치부가 칼을 빼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행자부가 빼든 칼이 잘못된 것이라는 데 있다.

행자부는 자치단체장의 인사권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부터 지방 5급(사무관) 승진 대상자의 절반을 시험으로 뽑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작년 말 개정된 지방공무원 임용령은 승진 대상자 중 50%는 종전처럼 심사로, 나머지는 시험을 통해 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치단체장의 재량에 따라 임용해 오던 사무관 승진자를 올해부터는 모든 지자체가 승진 대상자의 절반을 의무적으로 시험을 통해 임용해야 한다.

그러나 행자부가 일부 기초단체에서 발생한 인사 부작용을 빌미로 국가공무원과 달리 지방공무원에 대해서만 50% 시험, 50% 심사 승진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

더구나 같은 직장에서 사무관을 시험과 심사로 분류해 각각 승진시키면 조직 내부분열과 위화감을 조성해 공무원들의 사기와 행정능률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텐데 이같은 부작용은 또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보다는 차라리 단체장 인사전횡방지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적극적인 대안이다.

그 중 하나가 다면평가제 활용의 극대화다.

서기관이나 사무관 승진 후보자 선정 시 다면평가 자료의 일정비율 이상을 의무적으로 반영한다면 조직의 활성화와 민주성 확보는 물론 인사비리 시비가 사전에 차단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인사기준을 정할 때 직장협의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직장협의회 대표가 참석한 인사위원회에서 인사기준을 마련한다면 인사선정에 대한 투명성을 우선적으로 담보할 수 있지 않은가.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방법이 옳지 않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현재 행자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무관 승진시험제도는 재고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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