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연대 ‘낙천운동’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2-05 20: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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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자의든 타의든 일정한 잣대를 만들기도 하고, 또 타인이 만든 잣대에 의해 구속되기도 한다.

잣대를 잘 지키면 정상적이고, 그렇지 못할 때는 비정상적이라는 판정을 받기 마련이다.

판단의 기준이 되는 잣대 자체가 확실하고 견고한 경우라면 판단 과정에 문제가 될 일은 없다.

그러나 ‘정상’과 ‘이상’의 객관적 기준선 자체가 모호하다면 이는 심각한 갈등을 수반하게 된다.

세상사를 겪다보면 정상과 이상이 뒤바뀌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5일 ‘2004 총선시민연대’(이하 총선연대)가 드디어 66명에 달하는 1차 공천반대 명단을 발표했다.

사실 그동안 어떤 인사들이 낙천대상이 될지 은근히 궁금해 하며 기다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애초의 생각과는 달리 총선연대가 발표한 낙천명단에 명쾌한 공감은커녕 의구심만 커진다.

물론 부패정치 심판과 돈선거 추방이라는 기치답게 총선연대가 적용한 낙천 기준은 매우 엄중하고 또 신중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문제는 총선연대가 선정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간과했다는 사실이다.

동일한 정서적 시공(時空)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다수가 포용하던 ‘관행’이란 잣대를 원용하고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혹여 이번 총선연대의 선정과정에서도 습성화된 개인적 시각이 너무 많이 개입된 것처럼 보인다.

‘공천반대’의 기준이 너무 모호하기 때문이다. 잣대는 누구나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16대 총선 당시 낙천운동을 주도하며 잘 나가던 시민단체의 한 수장이 도덕성을 저버린 파렴치한 행위로 인해 매장됐던 경우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생명이 국민들로부터 받는 지지와 신뢰였기 때문에 당사자가 받았던 타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공정성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잣대를 일관성있게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철새도 철새나름이라는 말을 할 터인가. 변명거리로 부족하다. 혹 일방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 위한 의도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런 단체라면 지금 곳곳에 넘치고 있다.

시민단체의 이름을 빌려서도 안된다. 그냥 개인적으로 아니면 집단적으로 지지정당을 표명하고 적극적인 선거운동에 나서면 된다.

지지자를 선정하거나 반대자를 선정할 때에는 확실하고 객관적이며,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근거로 해야 한다.

특히 지금 이 순간, 그가 개혁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반개혁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국회 회의록을 보거나 정당에서 발언한 내용들을 검증하면 얼마든지 파악이 가능하다.

아무래도 이번 총선연대의 공천대상 발표는 그 일의 중요함에 비쳐 너무 서두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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