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홀대’ 말아야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2-08 18: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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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국민들의 `바꿔 열풍’에 힘입어 당초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등 주요 3당에 공천을 공개신청한 지방의원 숫자는 무려 73명(광역의원 66명, 기초의원 7명)에 달한다.

그러나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지방의원들은 속이 탄다. 공직사퇴시한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 선거법 개정안 처리는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이기 때문이다.

선거법 처리가 안돼 선거구획정이 늦어지면서 각 당의 후보공천작업도 덩달아 지연되고 있다. 공천을 보장받지 못한 이런 상황에서 총선 출마를 위한 사퇴냐, 현직 고수냐를 결정해야 하는 지방의원들은 고달플 수밖에 없다.

지방의원을 홀대하는 각 당의 공천과정 역시 이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시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중앙당의 지방의원 공천 배제 방침’에 발끈, 최병렬 대표와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을 찾아가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날 지방의원들의 건의는 단지 지방의원을 무조건 공천에서 배제할 게 아니라 공정하게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선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건의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4.15 선거 불참은 물론 의원직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극단적 보루를 함께 내밀었다.

이는 극단적인 단서 없이는 도저히 자신들의 건의가 관철될 수 없을 것이라는 지방의원의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공천과정에서 지방의원을 홀대하는 현상은 비단 한나라당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내건 지방의원 모씨도 중앙당의 싸늘한 외면 앞에서 당혹했던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자신의 출마를 논의하기 위해 중앙당 사무총장을 찾았던 그는 사전 약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몇 마디 대화만으로 면담일정을 마쳐야 했다.

당시 사무총장은 그가 출마의중을 밝히자 “그 지역에는 전직 장관 아들이 후보로 내정된 상태”라며 노골적으로 냉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당시 국회의원들의 ‘선민의식’이 생각보다 완강해 놀라웠다며 심지어 모멸감까지 느낄 정도였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은 지방의원에 대해 동료라기보다는 종속적 관계 개념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아무리 정치적 자질이 뛰어나도 지방의원 출신이 중앙 정치 진출을 꿈꾸는 것은 무모하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지방의원이라는 출신 성분부터가 그들의 중앙정치 진출을 가로막는 원죄로 작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권 인식은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낡은 사고에서 비롯된 정치권 인식은 퇴출돼야 마땅하다.

국회의원이 됐든 지방의원이 됐든 유권자가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특정계층에서 인위적으로 물꼬를 막는 장난질은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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