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 말로 다하는가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2-17 18: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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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참여정부는 출발 당시부터 지방분권에 대해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미 지방분권시대 개막을 알리는 거창한 선언식도 마친 상태다.

그러나 정작 지방분권의 핵심요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강화를 위한 움직임은 지극히 미약한 상태다.

지방 정치인을 중앙정치권에 예속시키는 제도가 존재하는 한 아무리 지방분권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다 해도 생산적인 의미는 없다.

무엇보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중앙정치권으로부터 독립시키고, 이들을 우대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

이들이 정당공천을 받기 위해 중앙정치권에 줄서기를 시도하는 한, 위민행정(爲民行政)은 실종될 수밖에 없다.

특히 4.15 총선과 관련, 각 당 후보선정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지방정치인을 무시하는 중앙정치권의 선민의식도 문제다.

중앙정치권 눈치보기에 급급한 단체장이 어떻게 시민들을 위한 행정을 전개할 수 있으며, 같은 정당의 공천을 받은 지방의원들이 어떻게 ‘한통속’인 단체장의 잘못을 지적하는 의정활동을 전개할 수 있겠는가.

예를 들면 강남구 권문용 구청장이 부인을 동행하고 해외출장에 나서면서 그 경비를 공적으로 지출, 당시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이와 관련, 문제를 제기했으나 정작 구정을 감시해야할 구의회에서는 이 문제가 확대되지 않았다.

이유야 뻔한 것 아니겠는가.

또 단체장의 3선연임 제한은 철폐되는 것이 마땅하다.

우수하고 유능한 단체장들이 3선연임 제한 규정에 묶여 출마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국 지역 주민들의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만 잘한다면 3선이면 어떻고 4선, 5선이면 또 어떠한가.

물론 단체장의 오랜 집권으로 야기될 문제를 우려, 3선연임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그 해결책은 법보다 주민들에게 맡기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즉 주민소송제와 주민소환제, 주민감사청구제 등은 물론 시민옴부즈맨제 등을 통해 단체장의 권한 남용과 부정부패 행위를 감시, 감독하게 하는 것이 더욱 합당하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광진구의 정영섭 구청장 같은 경우는 관선 경력까지 합하면 9선쯤 된다.

그러나 광진구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문제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 본 일이 없다.

다양하게 축적된 행정의 노하우가 뒷받침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행정의 전문성이 단지 3선 연임제한 규정에 묶여 현장에서 활용되지 못한다면 이야말로 명백한 손실이 아니겠는가.

진정한 지방분권은 지방자치의 역량을 강화하고, 주민참여의 폭을 대폭 확대하는 측면에서 출발해야 옳다.

정부의 지방분권 실천 의지를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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