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빠져나가는 지역 예술인 키워 애향심 높이기 위해 시작

주정환 / 기사승인 : 2011-11-27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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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통한 공익 실현이 최우선 목표
가천문화재단 설립 20주년 이길여 이사장 특별 인터뷰
[시민일보]“1958년 인천에서 병원을 개원한 이후 줄곧 저는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만 전념했어요. 그렇게 정신없이 아픈 사람들만 치유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문득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재단을 만들기로 결심 했지요"
오는 12월13일 가천문화재단(인천시 연수구 소재) 설립 20주년을 맞는 이길여 이사장은 의사 신분으로 수도권 유수의 문화재단을 설립하게 된 이유에 대해 “건강한 마음이 건강한 신체를 살찌운다”고 설명했다.
재단을 통해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노블리스 오블리주'(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려고 애쓰는 이길여 이사장을 만나 인천지역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선 창립 20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힌다면?
조용하게 시작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됐다니 세월이 정말 빠른 것 같다. 가천문화재단을 처음 설립하던 1991년 인천은 정말 문화의 불모지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역엔 변변한 공연장 하나 없었고 예술을 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조금 실력이 된다 싶으면 하나같이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떠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다.
나는 인천시민들의 자부심을 키우고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확산시키는 방법으로 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설립 초기엔 다소 어려웠다. 문화란 개념이 희박한데다 '병원에서 환자나 잘 치료할 것이지 무슨 문화재단을 한다는 거야'하는 타박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후 심청효행대상, 가천박물관 설립, 메세나사업 등을 꾸준히 해오면서 인천과 수도권에서 인정을 받게 됐다. 가천문화재단은 가천길재단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다.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난산으로 출산한 애가 올곧고 늠름하게 자라 사회를 이끌어갈 든든한 청년을 보는 기분이다.
▲심청효행대상은 어떤 뜻에서 제정하게 됐나?
부모를 잘 모시는 효녀를 찾아내 격려를 해주는 것이다. 요즘 사회는 극도의 경쟁심리가 만연해 있고 인터넷과 IT기기의 보급 확산으로 사람들 간의 대화와 소통이 단절돼 있다. 경쟁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세상에서 올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를 길러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효는 훌륭한 인성의 근본이라 할 수 있다.
부모를 잘 공경하는 아이는 사회에도 기여하고 나라에도 애국하는 법이다. 작은 일 잘 하면 큰일도 잘 하고 작은 일 못하면 큰일도 못하지 않는가. 전국에 걸쳐 진정으로 효를 실천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발굴해 귀감으로 삼으면 효의 정신을 전국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지난 1999년부터 시행, 올해로 13회를 맞았다.
2008년부터는 다문화 가정효부 상을 신설해 다문화가정에 우리나라 전통의 효 정신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했고 지난해부터는 다문화도우미상을 신설해 다문화가정을 돕는 개인과 단체에게도 시상하고 있다.
▲올해 심청효행대상 시상은 언제 할 계획인가?
재단 설립 20주년을 맞아 세시봉을 초청, 29일 공연한다. 이 자리에서 시상할 계획이다. 좋은 공연 문화를 즐길 기회가 적은 인천시민들에게 품격 높은 대중공연을 감상하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었다. 인천출신의 송창식씨를 비롯해 김세환, 한대수, 정훈희씨가 한 무대에 선다.
오케스트라를 초청하거나 뮤지컬, 오페라도 생각해봤지만 그런 분야는 매니아들만 즐기는 예술분야여서 일반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공연을 생각하게 됐다. 이번 세시봉 공연은 가천문화재단이 앞으로 보통 시민들 눈높이에서 재단을 운영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기도 하다.
▲가천문화재단이 지향하는 바를 설명한다면?
'문화예술을 통한 공익의 실현'이 가장 지향하는 바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문화공익'이라는 말을 쓰면 어떨까 싶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국보를 소장한 가천박물관, 효의 정신을 되새기는 심청효행대상, 수도권 문화, 예술인들의 창작활동 지원에서부터 한국문화학교 운영에 이르기까지 가천문화재단이 추진하거나 후원하는 사업은 20개가 넘는다.
이 사업들 하나하나가 나에겐 열손가락처럼 소중한 것들이다. 이들 사업들은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며 상호보완적으로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가천문화재단은 그러나 시민들의 참여 없이는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 보다 많은 인천시민들을 후원자로 참여시킬 생각이다.
가천문화재단이 시민들과 손을 맞잡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인천이 머지않은 시기에 이름 높은 문화도시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천은 당장 내년에 하와이 이민 110주년을 맞는다. 2013년은 인천이란 이름을 정한 지 600년이 되는 해이며 개항 130주년이기도 하다.
여기에 2014년 예정된 인천아시안게임 개최 등 내년부터 3년간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가천문화재단은 이처럼 의미 깊은 해를 맞아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책임 있는 문화재단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다.
사진설명= 가천문화재단 이길여 이사장이 재단설립 20주년을 맞아 중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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