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은 잘한 게 뭔데?”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3-10 20:14:1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끝내 당리당략에 따라 국정혼란을 야기시키는 노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고 말았다.

야당은 지난달 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특별회견에서 있었던 노 대통령의 답변을 문제삼았다.

사실 노 대통령은 한 기자의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말했을 뿐이다. 그것이 문제가 되어 대통령으로 하여금 일생일대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게 하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으니 당시 대통령에게 질문을 했던 기자의 심정은 어떠할까.

당일 ‘문제의 질문’을 던진 김상철 MBC 경제전문기자는 “이렇게까지 문제가 커질 줄은 몰랐다”면서 “이런 문제로 탄핵은 말도 안 되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만약 앞으로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또 다른 대통령과 기자회견 자리에서 질문 던질 기회가 온다면 이번처럼 행동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번 사태를 보면 앞으로는 대통령에게 이런 질문 못하죠”라며 허허실실 웃었다고 한다.

김 기자처럼 ‘탄핵까지 갈줄 몰랐다’고 하는 사람은 이번 탄핵발의안에 서명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발견된다.

모 의원은 “당에서 서명하라니까 서명은 했지만 설마 탄핵안 발의가 현실로 이뤄질 줄은 몰랐다”며 당황스러워 했다.

그는 탄핵발의안 서명은 단지 노 대통령으로 하여금 사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엄포용’정도 일 것으로 알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다수의 국민 생각도 그랬다.

물론 노 대통령 행동에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탄핵대상이 될 만한 과오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소위 ‘차떼기’ 정당이 무슨 염치로 노 대통령의 탄핵을 운운할 수 있으랴 했다.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가 예의 그 선문답 형태로 예봉을 피해간 것도 알고 보면 당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거라는 짐작도 있었다.

그런데도 결국 탄핵안은 발의되고 말았다.

이들 눈에는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 여론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들 눈에 자신들의 행동이 대통령의 그것을 능가해 얼마나 파렴치하게 비춰지는지 모르나보다.

염치가 없어도 너무나 없다. 물론 처음부터 국회의원들의 염치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감옥에 있는 동료를 빼내는가 하면, 비리혐의로 검찰 수사 받는 동료들을 비호하기 위해 스스럼없이 ‘방탄국회’를 여는 국회의원들에게 무슨 기대를 하겠는가.

지금 야당은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대통령 탄핵은 국가신용도 추락이나 국정혼란 야기 같은 국가차원의 문제는 아랑곳없이 당리당략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꽉 막힌 그들의 한계를 대변하고 있다.

단지 대통령 처신이 불만스럽다는 이유만으로 탄핵카드를 들이민 야당의원 식으로 하자면 지금이라도 당장 국회의사당 전체를 들어내 한강에 던져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니들은 잘한 게 뭔데?”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