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는 출세 비결(?)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3-30 2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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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정치판이 점점 이상해진다.

정치인들이 마치 경쟁이나 하는 것처럼 엽기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고 이에 따라 정치판은 한편의 코메디로 희화화된다.

어떻게든 언론의 주목을 받아보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갈수록 수위조절에 대책이 안 선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엽기 발언은 둘째 치고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비논리적인 발언을 내놓고도 당사자가 최소한의 수치심조차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홍사덕 전총무는 엊그제 ‘자신이 총선에서 이기면 대통령이 현직에서 떠나고 자신이 지면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느닷없는 제안으로 모두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에 앞서 이미 촛불시위 참석자들을 겨냥한 ‘이태백 사오정’ 등 백수 비하발언으로 전국백수연합회로부터 인권침해 진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홍 의원의 발언은 한나라당 비례 대표 5번에 내정된 송영선씨의 엽기성이 한층 강화된 발언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송씨는 지난해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 찬반양론이 치열할 당시 국방부 대표 격으로 각종 언론매체에 출연, ‘파병주장’을 폈다가 파란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단순한 파병주장이었다면 문제삼을 일도 없다.

당시 그녀는 “탈냉전후 미군의 전쟁이 바뀌었다.

벌초는 미군이 하고 쓸고 하는 것은 다국적군이 한다. 우리가 설거지를 하러가는 것은 당연하다.” “위험수당만 200만원 준다고 하면 갈려고 하는 사람 수두룩하다”며 “신용불량자 같은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었다.

‘미군의 설거지나 하는 대한민국’, ‘신용불량자 이라크 파병’식의 발상은 엽기성을 뛰어 넘어 과연 제 정신이 있는 사람인지 조차 의구심이 들 정도다.

엽기라면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도 뒤지지 않는다.

그녀가 터뜨린 대박은 한나라당 대변인 자리에 오른 지 얼마 안돼 나온 논평을 통해서다.

전씨는 강금실 법무장관이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변호대리인인 문재인 전 민정수석과 만난 것을 두고 중년남녀가 호텔에서 단 둘이서 한시간씩이나 만났다는 것은 그들의 관계가 “불륜남녀”인지 “불순한 관계”인지 해명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말인지 막걸린지 참으로 가지각색의 엽기가 아닐 수 없다.

엽기성 발언보다 더욱 엽기적인 것은 바로 이렇게 ‘튀는(?)’발언을 하는 자들이 정치권에서 승승장구한다는 사실이다.

송씨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5번에 배정됐으며, 전씨는 같은당 대변인 자리에 올라 비례대표 9번을 배정받았다.

엽기발언이 국회의원 자리를 따내기에 보탬이 된 셈이다.

엽기가 출세의 비결이 되는 현실에서 누가 또 어떤 엽기성 발언으로 한자리 차지하게 될는지 그 점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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