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가장 무섭다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4-28 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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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열린우리당 김부겸 부대표가 당내 당선자들을 향해 언론과의 건전한 관계 설정을 집중적으로 훈수, 눈길을 끌었다.

김 부대표는 “기사는 결국 사람이 쓰는 것인 만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기자들에게 저 사람은 적어도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언론을 속이거나 이용하는 방법은 이미 낡았고, 신세대 언론인들이 여기에 흔들리지 않으니 거짓말하지 말고 진실되게 대하라는 충고를 덧붙이기도 했다.

그의 발언 내용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당사자 격인 기자 입장에서 볼 때 상당히 일리가 ‘있다’는 쪽에 손을 들어 주고 싶다.

그의 말마따나 일반적으로 언론을 피하거나 이용하고자 하는 방법으로 성과를 거둔 경우는 거의 없다. 현장에서의 체험에 비춰볼 때 오히려 적극적인 자세로 진실하게 대하는 취재원에 대해 애정과 배려가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진실’을 정확히 전달하려는 사람을 언론이 매도하는 일은 없다. 얄팍한 속셈으로 언론에 이름이라도 한 번 내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리는 식으로 언론을 대하는 것은 백해무익이다. 그런 취재원에 속아 넘어갈 정도로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어리석진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객관적 사실을 알려야 하는 언론에 거짓말을 하는 것은 분명한 업무 방해다.

그런데 유난히 기자들과의 접촉을 꺼리며 언론에 대해 폐쇄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답답하다. 공인이 아니라면 구태여 언론으로부터 취재를 강요받지 않아도 되고 또 취재에 응할지 여부를 취사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최소한 공인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언론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그 중 곡필(曲筆)이 불가능한 기자를 꺼리는 사람은 더 의심(?)스럽다. 뭔가 숨기는 게 많을 것 같은 의구심이 든다.

실제로 서울에서 노른자위 구청으로 소문난 한 자치구 단체장의 경우 ‘언론 상대로 소송하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엇박자는 단체장과 관련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를 다룰 경우조차도 당사자의 ‘반론’이나 ‘소명’을 들을 수 없도록 무조건 차단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러다 소위 심기를 거슬리는 기사라도 나오게 되면 해당 언론사는 구청측으로부터 ‘법적 대응 검토’ 운운하는 경고전화와 함께 조만간 소송에 휘말리게 된다. 물론 소송비는 단체장 개인 부담이 아니라 구민 혈세로 충당된다. 17대 국회에서 주민소환제가 입법, 시행된다면 ‘단체장 소환대상 제 1호’가 될 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어쩌면 이 같은 엇박자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언론담당부서에 의해 자행되는 지도 모른다. 미리 알아서 차단하는 과잉충성 같은 것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이 져야 한다.
모든 뉴스원들은 김부겸 부대표의 “기자 앞에 진실하라”는 언론관을 듣고 반드시 한수 배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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