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장의 용기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5-02 19: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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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대단한 용기다.

서울시의회 임동규 의장은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당연한 관행처럼 여겨지던 서울시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서는 뚝심을 보였다.

사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의 행정을 견제, 감시하는 기구인 만큼 시의장이 서울시장의 ‘독주’를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임무이자 역할일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서울시의회는 이런 당연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런 시의회를 두고 ‘무능하기 때문에, 혹은 집행부와 유착됐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서울시가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공무원들로 하여금 시의원 일대일로 담당자를 두고 개인사를 들먹이며, 때로는 으름장을 놓기도 하고, 때로는 회유하면서 끝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킨다고 하니 시의회가 무능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드러내놓고 언론에 알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임 의장은 사심이 없기에 이 같은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고 나섰다. ‘의회 발전과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한 획을 긋는 주춧돌이 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임 의장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시의원 보좌관제 신설’과 시의회 산하에 ‘정책연구실’을 설치하는 일이다.

그것이 지방의회의 기능을 살리고, 서울시를 견제 감시하는 지방의회로서의 본연의 임무를 다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서울시의 반응은 너무나 냉담하다.

물론 겉으로는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것을 명분으로 하고 있으나, 속내는 지방의회가 제대로 역할을 할 경우, 서울시가 지금처럼 ‘독주’내지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추구할 수 없게 될 거라는 우려가 작용된 탓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시의회를 조금만 배려한다면 시정개발연구원을 비롯 80여개가 넘는 정책위원회를 갖고 있고 필요하면 상시 정책기구를 만들 수 있는 시가 의정활동을 위한 시의회의 기초적인 요구사안을 외면할 리 없다.

임 의장은 “임동규가 이명박의 들러리 노릇을 하지 않듯이, 앞으로 우리 시의회가 서울시의 들러리 노릇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임 의장의 결연한 의지를 확인하고 나니 그동안 서울시의 들러리라는 오명에 시달려왔던 서울시의회의 체모가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하지만 이는 시의장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서울시의원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때에 비로소 지방의회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까닭이다.

물론 시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는 있겠으나, 서울시의 행정을 견제하는 일에 대해서만큼은 시의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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