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버넌스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6-02 21: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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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언젠가 서대문 현동훈 구청장과 저녁을 함께 한 일이 있다.

당시 현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를 ‘거버넌스(governance)’의 개념으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에 알맞은 구정(區政)을 전개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노라 밝힌 바 있다.

대다수 구청장이 ‘거버먼트’, 즉 통치권, 지배권, 행정권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깨어 있는 구청장인 셈이다.

지방분권시대가 개막되는 시점에서 이제 행정은 거버넌스의 개념이 정착돼야만 한다.

거버넌스란 정부역할과 기능 간 불일치에서 탄생한 대안적 국정관리 개념을 말하는 것이다.

좁게는 통치의 행위나 방식 또는 규제체계, 즉 한 국가의 여러 업무를 관리하기 위해 정치, 경제 및 행정적 권한을 행사하는 제도와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 측면에서는 거버넌스를 문명화된 방식을 통한 질서창조와 갈등해소의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든 거버넌스는 정부(지방자치단체 포함)와 민간부문과 시민사회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며, 지속가능한 인간계발을 위해 서로 참여와 협력을 요구한다.

거버넌스는 정부를 포함하는 동시에 비공식적이고 비정부적인 메커니즘들도 포함한다.

그런데 서울시의 시정은 도무지 거버넌스의 개념이 없다.

우선 당장 대중교통요금체계 개편안만 봐도 그렇다. 서울시 독단적으로 결정한 일이다.

여기에 시민사회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인근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나 인천시와도 갈등해소를 위한 매커니즘이 전혀 작동 되지 않았다.

참다못한 시민-사회단체들이 급기야 어제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및 요금체계 개편,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거리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형평성에도 맞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계층간의 형평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불합리한 체계라는 것이다. 더구나 도심의 지가상승으로 인한 집 값 상승과 서울 근교의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해 도심외곽으로 이주한 서민들에게 이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라는 것은 장기적 경기침체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현실에서 가게부담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 뻔하다.

게다가 수도권의 현실을 무시한 단거리 이용자 중심의 기본거리(10Km)와 추가요금거리(5Km)의 타당성 여부는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현동훈 구청장처럼 ‘거버넌스’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합당한 시정(市政)을 전개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언제나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서울시는 인근 지자체와 함께 수도권 거버넌스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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