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개혁?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7-07 09: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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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유력한 친여 인터넷 매체 관련 인사의 부인과 관련된 ‘교수임용 청탁 파문’이 시간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청탁과정에 신임 문화관광부 장관이 개입됐다는 문제제기에 따라 청와대까지 진상파악에 나섰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논란은 여전하기만 하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는 관련 기사의 댓글이 저마다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공격하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지면서 피튀기는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를 지켜보다가 문득 자가당착에 빠져 자신을 더 깊은 수렁으로 몰고 가는 한 인간의 우울한 모습에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어 이 글을 쓴다.

전직 언론인 출신인 그는 지난 대선을 전후, ‘서프라이즈’라는 친노 성향의 인터넷 매체를 성공적으로 이끈 역량으로 눈길을 끌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참여정부의 메인스트림 반열에 입성하게 된 인물이다.

최근 그가 지난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총선 출마 후보 인터뷰 동영상을 비롯한 홍보물 관련물로 물경 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그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어쨌든 그런 그가 박사학위를 따고도 오랫동안 교수 임용을 받지 못했던 부인을 위해 현직 차관을 상대로 인사청탁을 하게 됐는데 그냥 평범한 청탁이 아니라 현직 장관을 본인도 모르게 의도적으로 청탁 주체로 개입시키는 바람에 사단이 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사실이 처음 알려질 당시 그가 보여준 모습은 ‘사적 이익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개혁 주자의 초연함’이었다.

실제로 그는 기명 칼럼을 통해 그동안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가족에게 ‘영양가 없는 가장’으로 찍힐 수밖에 없었던 실정을 장황하게 설명하며 청렴한 자신을 음해하는 무리를 꾸짖었다.

그리고 부인의 청탁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는데도 마치 개입돼 있는 것처럼 보도한 신문사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의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펄펄 뛰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나는 ‘잠시 개혁 진보 성향을 갖춘 정말 괜찮은 사람이 수구 보수의 음모에 밀려 참 피곤하겠다’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진상조사 결과 드러난 내용은 의외였다.

이 모든 혼란이 그의 자작극에서 비롯됐다는 결과발표가 있었다.

이때만 해도 나는 그가 그동안 자신이 부르짖었던 각종 개혁의 언어들을 팔아먹었다고 낙인찍히게 된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자괴감을 견디기 힘들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그는 자괴감을 갖기는커녕 시종일관 궤변을 늘어놓으며 자신의 실수를 합리화시키기에 바빴다. 최소한 언론인이라면 기본적으로 가질법한 수치심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그에게 최근 자신이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과 관련 민심으로부터 지탄받고 있는 열린우리당을 향해 외쳤던 말을 그대로 들려주고 싶다.

“더이상 미련을 두지 말고 스스로를 내쳐라. 그것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열망하며 이루고 싶어하는 개혁을 완성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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