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李 언론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7-07 20: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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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최근 방영을 시작한 모드라마에서 이명박 시장역을 연기하고 있는 한 중견 탤런트가 자신의 배역에 대해 “이명박 시장이 아닌 박대철을 연기하고 있다”라는 해명을 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는 연일 각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처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야 그동안 수차에 걸쳐 독선적인 시정행태의 문제점을 비판해 왔으니 그렇다 치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친이(親李)언론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이 시장 공격에 가세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서울광장조례문제와 잔디광장의 문제를 지적할 당시조차 市 홍보성 특집기사로 지면 전체를 장식하던 신문마저 지금은 이 시장을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시장을 질타하는 것과 그들 언론이 이 시장을 공격하는 것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이 시장 개인을 질타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시장의 독선적인 행정이 자칫 서울시를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초래될 것을 우려하는 충정에서 목소리를 냈을 뿐이다.

청계천 복원사업을 지지하되 문화재와 환경을 고려한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그 때문이요, 대중교통체계개편을 지지하되 시민의 입장을 고려해 충분히 검토된 후에 시행하라고 충고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물론 문화재단 대표나 복지재단 대표선임 문제를 거론하며 비난한 것도 ‘인사가 만사’인만큼 투명성이 확보돼야 시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우리의 이런 충언을 듣지 않았고, 결국 ‘대시민사과문’까지 발표해야 할 만큼 이미지가 추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 이 시장의 잘못된 시정에 대해 침묵하던 언론들이, 오히려 이 시장 추켜세우기에 앞장서던 언론들이 이 시장을 향해 돌팔매를 던지고 있음은 어찌된 연유인가.

이는 사태가 이렇게까지 확대됨에 따라 언론의 침묵 역시 부끄러운 현실로 드러나게 되자 그동안의 오류를 면피하고자 이시장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 시장의 오류를 뻔히 지켜보면서도 침묵을 지키며 서울시청 출입기자실에 앉아있던 100여명이 넘는 기자들에게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묻고 싶다.

그들은 오늘 날 이 시장이 궁지에 빠지게 된 데 한 역할 톡톡히 한 일종의 공범자다. 그런데 어떻게 이 시장을 향해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판기사를 쓸 수 있는가.

과오를 감추기 위한 공격기사보다는 혼란에 빠진 시정을 회복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기사를 쓰는 것, 그나마 최소한의 양식을 지키는 방법 아닐까.

이 시장도 이번 사건을 통해 배운 것이 많았을 것이다.

병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 그동안의 우리가 퍼붓던 질타를 ‘몸에 좋은 약’으로 생각하고 새롭게 재충전해 시정을 전개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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