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침뱉기’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7-18 17:56:3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최근 들어 한나라당에서는 내부 비판이 자주 담장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다.

비판의 주 표적은 총선 직전 당의 구원투수로 등장, 여태까지 당을 이끌어왔고 앞으로도 당을 대표할 적임자로 주목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다.

총선 전만 해도 박전 대표는 여타의 이견 없이 당 대표로 추앙받는 존재였다.

실제로 총선 그라운드에서 박 전 대표가 기울어가는 당의 명운을 되살릴 수 있는 처방전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심지어 최근 박 대표를 향해 인정사정 없이 파상공세를 펴고 있는 그룹조차도 총선 당시에는 그녀의 지원유세를 목마르게 기대했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진 상태다.

그러나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당내 대선주자들의 캠프가 본격 가동되면서부터 박 전 대표의 위상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그녀를 향해 반기를 드는 대열이 눈에 띄게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열렸던 당 연찬회석상에서부터 나타났다.

그녀가 이재오 의원 등에게 공개적으로 수모(?)를 겪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과거 한나라당이 당 총재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한 대오를 이뤘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당대표 위상에 대한 엄청난 도전행위였다.

“아무리 정치가 그 속성상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권력투쟁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인정해도 막말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난장판이 돼서는 안된다”

18일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은 같은 당 이재오 의원을 향해 이 같은 일갈을 날렸다. 이에 앞서 이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독재자의 딸이 대표최고위원이 될 수 없다”며 “박 전 대표가 대권주자가 될 경우 100전 200패할 것”이라는 독설을 퍼부은 것이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맹 의원은 이를 들어 “이런 식으로 제기할 주장이 있었다면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한 치열한 내부토론을 할 것을 새로운 당지도부가 구성된 즉시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 의원은 그 진의가 어찌됐건 상처받은 박 전 대표와 당원들에게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정치판에서 비판이 넘치는 것은 건강한 현상으로 반겨야 할 부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 목격되는 한나라당 내부의 비판은 발전을 위한 비판이라기보다 특정계층의 자리매김 차원의 공세를 위한 비난에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

오히려 다양한 욕구의 분출로 분열양상을 보이는 것 같던 열린우리당이 최근 자성과 함께 대오를 정렬하고 나서는 모습과 대조되기도 한다.

집안에 문제가 있다면 소곤거리는 목소리로도 얼마든지 해결점을 찾을수 있으련만 굳이 외장을 치고 나서는 것도 뭔가 석연치 않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만일 이러한 모습들이 일종의 튀기위한 정치적 의도라면 재고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누워서 뱉은 침이 결국 어디로 떨어지겠는가.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