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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까지 ‘탈-불법선거’은평구선거관리위 이창준
  • 시민일보
  • 승인 2001.09.20 14:50
  • 입력 2001.09.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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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역의 모든 초등학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교내 어린이 회장·부회장선거가 한창 치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치르는 선거지만, 형식은 어른들이 치르는 선거와 똑 같아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인 나는 학교를 방문해 기표대와 투표함 등의 선거장비를 지원하느라 때 아닌 선거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우리 선거관리위원회가 어린이들의 선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미래의 유권자인 어린이들이 올바른 선거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계도·홍보를 하기 위해서이다. 공명선거의 씨앗을 뿌린다고나 할까.

그러나 나는 매번 우리 어린이들의 선거문화가 어른들의 비뚤어진 선거행태와 너무나도 많이 닮아 있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크게 실망하곤 한다.

놀랍게도 우리 어린이들은 회장에 당선되기 위해서 다른 어린이들에게 학용품 등 물건을 사주거나, 자기 집에 초대해서 음식 대접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선거 포스터 경력을 과장해서 부풀리고 조작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비일비재하게 저지르고 있다.

물론 현대는 정보화와 물질적 풍요 속에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사회를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선거풍토까지 어른들의 그것처럼 불법·탈법으로 물들일 만큼 사회가 혼탁해지고 과열경쟁으로 치닫는 것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어린이들의 혼탁한 선거문화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일등지상주의만을 지향하며, 자기 자식에 대해 비뚤어진 과도한 열정을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착각하는 부모들이 져야 한다.

나아가서는 나처럼 선거관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매번 그들에게 혼탁선거를 보여줘 왔던 어른인 우리 모두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내년은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는 중요한 해이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공명정대한 Fair Play 정신 속에 국민의 대표자를 당당히 선출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선거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르는 일, 이것이 우리 어린이들에게 반성하고, 나아가 우리 어른들이 가져야 할 의무이자,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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