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을 위한 충언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8-05 19: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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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파병 반대 시위에 참가한 민노당 이영순 국회의원이 진압에 나선 전경의 방패에 찍힌 사고를 당한 것과 관련, 5일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며 총리실을 찾은 민노당 지도부는데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서야 했다.

감히 국회의원을, 그것도 행자위소속 의원이 전경 방패에 찍힌(?)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는데, 겁 없고 무례한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찾아간 총리실에서 ‘경찰청장 면담 먼저 하고 오라’며 싸늘하게 면담요청을 거절한 것이다.

총선을 통해 원내 제 3당으로의 확고히 자리매김한 민노당에 대한 세간의 기대와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에 대처하는 민노당의 대응 방식을 지켜보노라면 실망이 앞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남발하는 좌충수가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 권위까지도 자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방패 사건만 해도 그렇다.

이 의원은 파병철회라는 정당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불법 집회에 참여함으로써 어찌 보면 화를 자초한 국면이 있다.

실제로 이 사건에 대한 여론 중에 “감히 국회의원을...”이라는 항의에 앞서 실정법을 어긴 국회의원의 부끄러움부터 의식하라는 내용을 담은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번 현애자 의원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현 의원도 엄연히 관련 규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의 의지만 고집(?)함으로써 국회 정문 앞에서 경찰의 저지를 받는 수모를 자초했다.

당시 휴대폰 문자메세지로 국회의원을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내용이 떴을 때 깜짝 놀랐었다. 그러나 잠시 후 진위여부를 확인해보니 메시지 내용은 명백한 침소봉대였다.

민노당에 소속된 이 두의원이 예우를 받지 못한 원초적 이유를 냉정히 따져보자면 국회의원 스스로 ‘실정법’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법위에서 군림하는 ‘초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법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실정법을 무시하는 국회의원 모습은 그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어른과 어린아이가 싸운다고 하면 체신을 잃는 쪽은 어른이다.

어른은 어린아이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타이르고 계도해야 맞다.

그러나 민노당은 아직도 과거 길위의 시위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티격태격’하는 성숙하지 못한 모습으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가뜩이나 경찰 살해 사건 등으로 무너지는 공권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요즈음이다.

스스로 옳은 일이라고 여기는 일을 위해 공권력을 무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설사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그 당사자라고 해도 말이다.

혼자만의 목소리보다는 아름다운 화음을!

민노당 발전을 위한 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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