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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특별기고]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라유덕열 동대문구청장
   
▲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 그들에게 유독 영험한 무엇이 있어서일까? 아니다. 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계속해서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실패했다고 낙망하지 마라.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말하라. 안 된다고 체념하지 마라. 아직 때가 아니라고 말하라. 틀렸다고 주저앉지 마라. 다른 길이 있다고 말하라. 인생길은 알고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면서 찾아가는 것이다.

<절대긍정으로 산다>는 책을 펴낸 저자 이재준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라’에서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성공은 거듭된 실패의 결과물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실패를 일시적인 후퇴로 여길 뿐, 완전한 패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바로 그러한 태도가 성패를 가름하는 잣대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길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많다. 길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진다는 점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길이라는 단어는 사람의 도리와도 연관되어 있다. ‘더디 가도 함께 가고 쉬운 길 보다는 바른 길을 가라’는 뜻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임기가 시작된 지 어느덧 100일을 맞이했다. 임기 초반인 지금 시점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의 성패를 논한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임을 안다. 지금은 오히려 제시한 공약들의 구체적 실현방안이나 대안을 마련해야할 때다.

필자는 서울시의원을 거쳐 1998년도 제2기 민선구청장에 선출된 이래 2010년과 금년도에도 지역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 민선 구청장으로 당선되어 현재 동대문구청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필자가 내건 공약이 100% 모두 실현가능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 중에는 간혹 법령이나 지역의 여건상 또는 사회적 변화에 적극 대처하지 못해 결실을 못 본 경우도 있었다.

세 번에 걸친 선거 과정에서 지역발전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제시한 공약자체는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것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공약이고, 채택 받은 공약들을 어떻게 실현해 나가야 할까?

우선 공약을 접하는 후보자의 내심이 순수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실현이 가능한 약속을 제시해야 한다. 간혹 어떤 선거의 어떤 후보자는 전후 사정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장미 빛으로만 포장된 공약들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을 접한 유권자들의 대부분은 실현가능성에 전혀 기대를 하지 않는다. 결국 후보자 본인 내면의 양심이 결여된 경우이고, 유권자들을 무시한 처사다.

공약의 전제 조건은 사심이 없어야 하며, 그런 전제하에 주민들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실현가능한 약속만을 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에서 6개 분야 85개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 4년간 1,300여 명의 공직자와 함께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주관한 매니페스토 실천 경진대회에서 2011년과 2012년 2년에 걸쳐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지난 4년간의 민선5기 결실을 맺는 금년 봄에는 ‘법률소비자연맹’에서 주관한 공약이행률 평가에서 ‘공약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는 나의 열정보다는 무엇보다도 나를 믿어준 37만 주민들의 성원 속에 소속 공무원들의 노력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공약의 이행여부가 아무리 법적 구속력이 없다 할지라도 공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 이유는 필자 개인이 아닌 지역주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선출직에 대한 공공연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제시한 공약 실현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요소는 시행시기이다. 제시한 모든 공약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최근의 경제적 여건이 그리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공약의 상당부분은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설령 재정여건이 여유가 있다 할지라도 추진할 공약의 성격에 따라 우선시 되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재원의 조달방법이다. 공약실현의 우선순위가 정해 졌다면 어떤 방법으로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방자치단체 마다 어려운 살림살이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행 세수구조상 기초자치단체의 주 세입원은 국가 및 광역자치단체로부터의 받고 있는 조정교부금, 교부세 등 의존재원이다. 이와 같이 예산을 절감하고 고통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존재원의 확보 없이는 고장이 난 가로등 하나도 제대로 수리할 수 없는 지자체가 대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예산 확보를 위한 자치단체장의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한 이유이다.

세 번째 고려해야할 부분은 사업을 추진할 실무담당자들의 추진의지이다. 동대문구에는 1,300여 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1,300여명 동대문구 직원 모두다 5개 분야 77개의 공약사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공약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는 실무 담당직원들은 공약을 접하는 자세에 있어서 동일한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고 본다.

직원 각자가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고 생활방식도 다르겠지만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직자로서의 자세는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영혼이 살아 있지 않는 기계적이고 피동적인 업무 처리는 실패 할 수 밖에 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공약도 실현을 위한 기본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성공할 수 없다.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고, 전국의 모든 자치단체가 제시한 모든 공약들이 4년 후에는 성공적으로 빛을 보기 위해서는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들처럼 부단한 노력과 지치지 않는 열정이 뒤따라야 한다.

유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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