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규명 옳다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8-16 19: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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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과거사 진상규명에 대한 정치권의 기싸움이 일단은 여당 주도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 같다.

여권은 과거사 특위구성과 관련, 구체적인 후속대책 마련에 이어 야당과의 공조를 통해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반면 당내 의견조차 엇갈리는 한나라당의 내우외환 분위기도 이 같은 추측을 받쳐주고 있는 정황이다.

열린우리당이 16일 포괄적인 과거사 진상규명특위 구성을 야4당에 공식 제안한데 대해 지도부의 적극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민노당과 민주당 등 2야당과 한나라당내 일부 의원들이 이에 찬성하고 나서 한나라당의 입지를 좁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나라당은 여권의 과거사 진상규명 움직임에 대해 “권력의 힘으로 관제역사를 쓰려한다”며 “정치보복을 위한 역사 왜곡 소지가 많다”는 주장을 펴며 대치국면을 조성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심지어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을 ‘치밀하게 기획된 역사주체 교체의 음모’로 까지 몰아세우며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인데 빈약한 논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공감을 얻지 못한 주장이 얼마나 위험하다는 사실은 이전 지도부의 실패를 통해 충분히 경험했을 텐데 여전히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한나라당이 걱정된다.

엄밀하게 말해 건국 이후 여태까지 우리에게 제대로 된 역사가 없었다고 해야 옳다.

왜냐하면 우리는 단 한번도 스스로가 주도해서 역사를 정리해 본 경험도 없고 또 객관적 검증절차를 거쳐 역사를 평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 역사의 현 주소는 친일파가 독립유공자로 둔갑해서 국립묘지에 버젓이 안장돼 있는 웃지 못할 촌극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한나라당의 정치공세가 무기력해지는 이유다.

단순하게 비교하자면 매국노의 후손들이 선친의 부끄러운 삶을 반성하기는 커녕 여전히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으로 떵떵거리고 있고 오히려 나라를 위해 치열하게 살다간 독립군의 후예들은 교육조차 제대로 못받고 그래서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자는 것 아닌가.

그런데 거기에다 대고 한나라당이 반발하고 나선다? 민생 경제가 우선인데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안하고 안해도 되는 일은 집착한다는 공세를 편다?

분명히 말하건데 역사 규명작업을 정치 공세의 도구로 전락시킨다는 세간의 비난을 자초하는 게 될 것이다.

그냥 덮어두는 것과 진실 규명을 통한 화해는 크게 다를 수 밖에 없고 역사바로세우기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

우리도 이제 참된 우리 역사를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 해결을 통해서 말이다. 한나라당의 전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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