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규명주체는 국민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8-22 18: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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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INK:1} 과거사 규명을 둘러싼 여야간 논쟁을 한심한 기분으로 지켜보고 있다.

가관으로 치닫고 있는 정치권의 몰염치한 논쟁은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극도의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정치권은 과거사의 범위나 규명방법을 두고 너무 많이 오락가락했다.

이는 과거사 규명을 두고 각 정당이 다분히 정략적으로 접근한 탓이다.

그나마 정치권이 과거사 규명을 위해 국회밖에 중립적인 조사위원회를 두자는 쪽으로 의견 접근을 보고 있는 것을 빼고는 여전히 당리당략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여전히 한심한 작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과거사 규명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두말할 것도 없이 역사적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다. 그런데 왜 정치권이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되네 안되네’ 오두방정을 떨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치권 인사들이 과거사 규명 문제를 둘러싸고 사사건건 개입해서 ‘콩나라 팥나라’ 할 수 있는 자격이 과연 있는가.

더구나 조사기구를 국회 안에 두겠다는 발상이라니.

만일 국회 안에 조사기구를 둔다고 치자.

위원 선정에서부터 조사대상, 범위, 판정 등 사사건건 정쟁에 휘말리게 될 것이고 이 같은 충돌 속에서 나라인들 온전하겠는가.

우리는 이미 ‘반민특위 좌절’이라는 통렬한 역사를 통해, 정치권이 개입한 역사적 진실규명이 얼마나 오류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 경험한 바 있다.

그런 만큼 이번 만큼은 그런 뼈아픈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자면 조사기구의 중립성이야말로 절대적인 가치로 존중돼야 마땅하다.

또한 조사위가 정치적인 중립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진실규명’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연히 조사위에 상당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만 한다.

권한과 책임이 따르지 않는 조사위의 활동은 단순히 학술연구 수준의 조사로 그칠 가능성이 농후한 까닭이다.

물론 그 권한은 정치권은 물론, 경찰권이나 검찰권에 의해서도 제재를 받아서는 안된다. 완전한 독립기구여야 한다는 말이다.

즉 정치적으로는 중립이요, 단순히 학술조사 차원을 넘어서는 상당한 권한과 책임을 지닌 독립 기구로 과거사 규명을 위한 활동이 보장될 때 비로소 우리는 제대로 된 과거사를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은 과욕을 거둬야 한다. 과거사 규명을 위한 주체가 되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과거사 규명은 ‘정치’가 아니다.

조사위 구성을 위한 입법과정에서 필요한 하나의 절차적 과정으로서의 소명을 다하는 것, 거기까지가 정치권의 역할이다.
그 주체는 어디까지나 국민이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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