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직설적인…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08-30 19: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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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모처럼의 외도가 ‘신선한’ 충격에서 ‘품행제로’에 대한 충격’으로 하루아침에 뒤바뀌게 될 운명이다.

이번 호남지역 워크샵 과정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배우로 나서 공연한 한편의 연극을 두고 말하는 거다.
어쨌든 이번 연극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까지 뒤숭숭하게 만드는 위력을 발휘한 것이 사실이다.

수도이전, 과거사 규명 등 현 정권의 정책을 풍자한 것으로, 작은아들 ‘경제’가 죽자 어머니 ‘박근애(박근혜 대표)’가 난봉꾼 아버지 ‘노가리(노무현 대통령)’의 반대를 무릅쓰고 각고의 노력 끝에 ‘경제’를 살려 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번 연극이 말 그대로 ‘풍자’의 도리를 다했다면 별 문제없이 애초대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직설적인 너무나 직설적인, 그리고 원색적인 대사에 있다. 노 대통령을 빗댄 저속하고, 원색적인 대사가 문제였던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을 상대로 노골적인 성적 비하 대사도 현역 국회의원인 배우의 입을 통해 그대로 배출됐다.
한나라당은 풍자극인데 너무 민감한 반응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연극공연이 모처럼 한나라당이 호남까지 찾아가 노력한 행보에 보탬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뒤늦게라도 입장정리를 통해 사태를 수습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본인 역시 직설적인 성격 때문에 손해를 보고 사는 편이다. 직설적 성향은 협상 과정에서도 결코 유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예전에는 ‘직설은 곧 정직’이라는 관점에서 거의 천성적으로 의중을 고스란히 드러내곤 하는 본인의 성격에 대해 도덕적 우월감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과거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직설화법’의 폐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본인에게는 때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상대방에게 상당한 상처를 줄 수 있는 무기로 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말이다.

이번의 한나라당 풍자극 파동에서도 같은 점을 발견하게 된다.

한나라당은 풍자극에 대해 오판을 한 것 같다.

풍자극은 사회나 인간의 비리, 또는 결점을 위트나 아이러니·과장을 통하여 풍자하는 연극의 한 형식을 말한다. 어리석고 정도를 벗어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희극의 일반적인 개념에 머물지 않고 사회를 교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어 정통 희극의 개념과는 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풍자극의 진수는 보다 지적이고 도덕적인 내용으로 사회현상을 비판하는 기능을 통해 맛볼 수 있다.
진지한 웃음을 통하여 세상을 올바르게 잡는 효과를 기대하려는 자기주장 같은 것 말이다.

한나라당은 이를 간과했기 때문에 모처럼의 외도에 발목을 잡힐수도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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