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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세 칼럼] 법과 김영란법오현세 객원기자
   
▲ 오현세 객원기자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秦)은 BC 10세기경 비자(非子)라는 사람이 주나라 효왕으로부터 감서성에 위치한 진읍(秦邑)의 방위를 맡도록 봉해지면서 기틀을 잡은 나라다. 그 후 조금씩 세력을 넓혀갔으나 춘추시대에는 5패(당시 5개의 강국)의 한자리도 차지 못할 정도의 약소국이었으며 뒤를 이은 전국시대에도 그저 그런 7국 가운데 하나였다. 이런 진나라가 강해지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361년 효공이 왕위에 오르면서부터인데 그 원인은 단 하나, 시대에 맞는 한 인물을 등용한 덕이었다. 효공이 재상으로 발탁한 상앙(商鞅)이라는 인물, 바로 이 사람이 진나라로 하여금 중국을 통일할 수 있는 힘의 기초를 닦았다.

상앙은 법을 공부한 사람이다. 우여곡절 끝에 진의 재상이 된 상앙은 왕의 절대적인 신임을 등에 업고 대대적인 국정개혁법을 만들었는데 이를 시행하기 전에 먼저 한 일이 있다. 우리가 다 아는 유명한 일화다.

상앙은 개혁법을 공포하기 전에 성의 남문 옆에 긴 막대기를 세워 놓았다. 그리고 그 옆에 자신의 이름으로 공고문을 붙였다. “이 막대기를 북문에 옮겨 놓는 사람에게는 큰 상을 내리겠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었다. 상앙은 포고문을 고쳤다. “상을 다섯배로 높힌다.” 그러자 한 백성이 긴가민가하면서 막대기를 옮겼다. 그러자 상앙은 그에게 즉시 거액의 상금을 주며 “내 말에는 거짓이 없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나서 개혁을 시작했다. 지키지 않는 자는 엄벌에 처한다는 단서를 붙여.

개혁법이 시행되자 불평불만이 속출했다. 대놓고 지키지 않는 사람도 나타났다. 그 중에 태자도 있었다. 태자가 법을 어기자 상앙이 어쩌는 지 보려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태자라면 다음에 왕이 될 사람이다. 왕이 될 사람을 처벌할 수는 없는 노릇, 상앙은 태자의 시종장(지금의 비서실장) 건(虔)과 교육을 책임진 공손가를 데려와 묵형(얼굴에 문신을 뜨는 형벌)이라는 혹형에 처했다. 그 즉시 온 나라에 상앙의 새 법을 어기는 사람이 사라졌다. 이때부터 진나라는 국력이 커지면서 결국 패자가 된다.

그렇게 강국이 된 진은 나중에 진시황이라 불리는 정(政)이 왕위에 오르면서 마침내 중국을 통일하게 된다. 전통을 이어 더욱 강력한 법치국가를 지향한 정은 하루에 10관(약 37kg)의 서류를 처리한 다음에야 휴식을 취했다고 전해진다. 이제 나라가 안으로는 부유하고 밖으로는 적이 없으니 진나라는 가히 만년은 가지 않았을까? 그러나 진나라는 진시황이 죽자마자 풍비박산이 나고 만다. 왜 그랬을까? 단순히 권력을 노린 인간들의 욕심 때문에 그런 거대 제국이 무너졌을까? 그렇지 않다. 통일된 진나라에는 법망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건만 범죄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관리들은 책임회피에, 백성들은 빠져 나갈 길을 찾기에만 급급하면서 망국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적이 없는 나라가 무너지는 것은 백성의 마음이 흐트러져서이고 이것이 밖의 적보다 천 배 만 배 무서운 것이다. 수백 년 전 공자가 갈파한 그대로였다. “위정자가 법률만능의 정치를 행하면 백성은 법률의 허점만을 이용하려는, 수치를 모르는 백성이 될 뿐이다.”

때문에 진에 이어 중국을 통일한 한(漢)은 백성들에게 간섭하지 않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대폭 간소화했다. 사마천은 이 당시의 법망이 배를 삼킬만한 큰 고기도 빠져나갈 만큼 엉성했다고 적고 있다. 그런데도 사회는 안정되었고 백성들은 행복했다.

진(秦)은 법으로 일어나 법으로 망했으며 한(漢)은 법을 줄임으로서 흥했다. 이처럼 법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법의 가치는 그 법이 적용되는 시대에 따라 그 가치가 변하기 때문이다. 나라가 크려면 개혁법이 계속 나와야 하고 그것이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 그러다 나라가 자리를 잡으면 그런 법들이 사라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제 OECD 10대 경제대국이다. 진나라가 일어설 때처럼 법을 만들어야 할 시기가 아니라 한나라 때처럼 법을 간소화 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각종 법과 규제를 간소화하라고 목이 쉬도록 외치고 있다. 그러나 행정기관과 국회는 마이동풍이다. 한술 더 떠 자고 나면 새로운 법과 제도들이 생기고 있다. 엊그제만 해도 가히 혁신적인 개혁법이라 할 수 있는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통과하자마자 위헌 논란부터 일고 있다. 많은 법들이 없어져야 할 마당이지만 꼭 필요한 법이라면 마땅히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법이 먼저 아닌가? 법을 없애야 할 마당에 법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 내놓는 것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 차라리 일정기간마다 국회의원 자격을 심사하여 이런 법을 내놓는 국회의원들을 사퇴시킬 수 있는 국민 참여 국회 감사법이나 만들었으면 좋겠다.

오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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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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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광법사 2015-03-08 17:55:59

    ㅡㅡㅡ(헌법21조1항)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ㅡㅡㅡ(언론의 자유) "국민" 모두의 언론자유를 말한다..."언론인"만의 자유가 아니다ㅡㅡㅡ

    (김영란법) 언론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항 있는가?ㅡ언론인의 뇌물수수를 처벌하자는 법이 무슨 위헌인가?ㅡㅡㅡ

    (헌법21조4항) "언론"이 "타인(국민)"의 권리를 침해할때는 배상을 하도록ㅡㅡㅡ

    (변협이 언론대행 헌법소원? )국민위한 변협을 기대한다!!   삭제

    • 원광법사 2015-03-08 17:53:26

      ㅡㅡㅡ나쁜변호사 들이라면 부정부패 없는 "김영란법" 사회를 원하실까 ? ㅡㅡㅡ

      모든 국민이 부정부패 안하고, 싸우지않고 사랑한다면, 법적소송 없는 좋은나라 ! ㅡㅡㅡ

      좋은 나라는 조용한 나라!ㅡ타골의 "동방의 등불" 대한민국 ! ㅡㅡㅡ

      부정부패 없어져 법소송이 없어지면 변호사님 무얼로 사나요?ㅡㅡㅡ

      ㅡㅡㅡ나쁜변호사 들이라면 부정부패 없는 "김영란법" 사회를 원하실까 ? ㅡㅡㅡ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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