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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안전한가
   
 
검찰이 이른 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핵심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이들을 불러 의혹의 실체를 밝히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뜻대로 될지 우려가 많다.  
이들이 혹여 성 전 회장 생전에 철저한 기획으로 사전 입맞춤을 마친 상태라면 검찰수사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 소환되는 이들 대부분 성 전회장과의 관계가 긴밀한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성 전 회장에 불리한 진술을 해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진 한장섭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성 전 회장에 대한 충성심으로 무장된 공통점이 엿보인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까지 이들과 함께하면서 여러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성 전 회장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배달한 당사자로 지목된 윤승모씨다. 
성 전 회장은 마지막 인터뷰에서 “2011년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 당시 윤승모 전 부사장을 통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살 사흘 전에는 측근인 박준호. 이용우씨를 등을 대동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던 윤 전 부사장을 만나 돈 전달 정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성 전회장이 홍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1억원 입금 사실’을 확인했다는 성 전 회장 측근의 검찰 진술도 나왔다.  
이와 관련 윤씨는 당시 상황을 녹음한 녹취록의 존재를 밝혔다.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씀하신 마당에 (내가)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모두가 홍지사에게 불리한 정황이다. 

그렇다면 성 전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문제의 1억원의 용도를 윤씨의 생활자금 지원이라고 진술한 건 뭔 일인가 싶다. 
2011년 경남기업 자금 1억원이 당시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홍준표 후보 캠프에 있던  윤씨 계좌에 입금된 대목도 석연찮기는 마찬가지다. 
어쩌면 야당과 친이계가 함께 정부를 공격하는 호재로 활용되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 작성동기에 그 실마리가 들어있지 않을까 싶다. 
성 전 회장은 죽음을 앞둔 마지막 시간을 언론 인터뷰를 하며 ‘다잉메시지’를 남기는데 주력했다. 
 자신과 말이 '통'하지 않았던 친정권 인사 8명을 ‘부패맨’으로 낙인찍는 상당히 편파적인 리스트를 남긴 것이다. (그가 ‘의리맨’이라며 극찬한 4명의 정치인 리스트도 있는데 당사자에게는 오히려 민폐가 됐다는 후문이다.)  
그 와중에 성 전 회장이 윤 씨의 병실을 찾아 홍 지사에게 전달한 1억원 전달상황을 재확인하고 또 녹음했다. 
그것도 자살 사흘을 앞둔 시점에서 말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평소 성 전 회장과 대책회의를 함께 했던 측근들만 있었다.  
혹시 윤씨에게 1억원에 대한 확실한 알리바이를 만들어주기 위한 의도된 자리가 아니었을까 의구심을 갖게 되는 이유다.   

당시 경남기업으로부터 유출된 1억원의 최종 종착지가 홍 지사일지 윤씨 일지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다만 평생을 ‘돈 힘’에 의지해 살아오다시피 한 성 전 회장이 개입된 사건인지라 사고의 영역이 자꾸 확대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경남기업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전후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마당이다. 기존의 CCTV 주요장면을 삭제하거나 자료를 유출하면서 아예 꺼버렸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얼마든지 필요하다면 증거인멸이 가능한 정황이고 보면 홍지사의 경우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성 전 회장 측근들의 진술이나 증언에  보다 신중한 검찰의  판단이 요구된다.   

사족이지만 객관적 기준 없이 100인 100색의 주장이 난무하는 종편의 폐해가 심각하다. 
어떤 연줄로 종편 출연 기회가 주어지는지 모르겠지만 패널 중에는 공적 영역에 서기엔 함량이 미달되는 인사가 많다. 
그런 사람들이 종편에 나와 마치 최종 심판자라도 된 양 감놔라 대추놔라  떠들어 혼을 빼놓는다. 
특히 심지어 성 전 회장을 ‘성공한 기업인’이라며 치장하는 낯 뜨거운 패널들의 발언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다만 그저 웃고 말 일이 아니기에 사태의 심각성은 여전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성 전 회장은  성공한 로비스트라고 생각한다.  
종국엔 파멸로 끝났지만 한 때는 돈 로비 수혜를 톡톡히 본 화려한 전적도 있다. 
그의 생전 행적을 들여다 볼수록 기가 막히다. 
사업가의 이름을 걸고 돈 로비에 성공사례를 만들어 준  책임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것일 수도 있기에.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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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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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단테 2015-04-21 00:15:11

    동감입니다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 증거들을 앞세워서 진실을 규명한다고 외친다면 결국 그 자체로 정국은 이미 꼬여갈 수 밖에 없을겁니다.
    홍준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쓰러지는 모습이 보기 좋진 않습니다.
    건강한 증거로 건강한 과정을 거쳐서 생성과 소멸이 반복 될 때에야 만이 우리 사회가 건강해 질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더 안타깝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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