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윤경은 사장, ‘나랏돈’ 방만 운용 알고도 묵인했나

민장홍 기자 / 기사승인 : 2015-06-08 14: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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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금 불법 자전거래 이어 이자금 횡령 의혹까지… 금감원 중징계 전망
▲ 현대증권 본사(사진 좌측 아래 윤경은 사장)
[시민일보=민장홍 기자]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에 매각되기 직전인 현대증권이 정부기금 운용과 관련한 각종 불법 의혹으로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의혹들이 조만간 체결될 예정인 현대증권 대주주 현대상선과 오릭스와의 본계약(SPA)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부기금 방만운용 점검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현대증권의 전·현직 임직원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우정사업본부·복권기금 등 정부기금을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와 신탁 형태로 맡아 운용하면서 57조2000억원 규모의 불법 자전거래(동일 가격·수량으로 매도와 매수 주문을 내는 방식)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대증권은 랩어카운트와 신탁재산의 경우 집합투자재산과 달리 시가 거래에 대한 의무 조항이 없고 이상거래 적발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을 악용, 임의로 정한 가격으로 우정사업본부 등에서 위탁받은 재산을 시가보다 싸게 거래해 수백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새누리당 TF 김용남 의원은 “현대증권의 불법 자전거래 규모 및 비정상적인 거래내역은 유례없는 수준인 데다 명백한 불법 행위로 검찰 수사를 통해 불법 행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종합감사에 착수해 현대증권이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고용노동부(고용노동보험기금·산재보험기금), 우정사업본부(우체국예금·보험), 기획재정부(복권기금), 국토교통부(국민주택기금) 등 4개 기관으로부터 위탁받은 정부기금 약 30조원을 랩어카운트와 신탁형태로 맡아 운용하는 과정에서 기업어음(CP)과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사들인 뒤 이를 다른 고객계좌로 넘기는 자전거래를 다수 벌인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현대증권이 이 같은 불법 자전거래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현대증권 금융상품법인영업부 직원들이 2012년 4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정부기관 및 공기업, 일반기업의 랩어카운트 계좌에서 이자금 수억 원을 불법 인출해 횡령했다는 의혹이 증권업계 한 관계자에 의해 제기됐다.

횡령이 이뤄진 곳은 국토해양부·복권위원회 등 정부기관, LH공사·한국동서발전·한국농어촌공사·서울메트로 등 공기업, 포스코·현대상선·대우인터내셔널·CJ오쇼핑 등 일반기업, KB국민카드·하나대투증권·한화생명·미래에셋증권 등 금융기관들이다.

이 기간 동안 불법으로 인출된 이자금은 국토해양부가 4800만여 원, LH공사는 7400여만 원, 수협중앙회 3400만 원 수준으로 약 2~3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랩어카운트는 확정이자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수수료를 제하고는 해당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은 모두 고객에게 돌아가야 하는데 이를 현대증권에서 가로챈 셈이다.

정부기관·공기업 등 랩어카운트 이자금은 기업별로 담당 영업직원이 직접 출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랩어카운트에서 돈을 출금하기 위해서는 기관이나 회사의 대리인이 직접 찾아와 전표를 쓰고 도장을 찍어야 하지만 금융상품법인영업부 직원들은 이자금을 회계 상에 ‘적요fee’로 허위기재한 뒤 출금전표를 작성해 직접 결제업무부에 가서 출금한 것으로 전해진다.

적요fee는 매매사고 및 전산 상 자동공제한 수수료와 실제 수수료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비상시를 대비해 수작업 처리를 위한 회계용어다. 금융상품법인영업부 직원들이 이를 악용해 이자금을 수수료로 둔갑시켜 출금한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이자금 횡령 사실을 현대증권 윤경은 사장 등 고위경영진들이 인지했을 가능성이 대두됐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2013년 3월 경 윤경은 사장 등 현대증권 경영진이 금융상품법인영업부 직원들의 정부기관 이자금 불법인출 사실을 알게 됐지만, 이후에는 그러한 횡령을 하지 말라는 지시만 내려왔을 뿐 횡령 자금은 모두 현대증권 이익으로 귀속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 기간뿐만 아니라 2012년 이전에도 정부기관 및 기업들의 랩어카운트에서 이자금 불법인출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높아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면 횡령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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