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범과 공무원노조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1-01 19: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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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지난 7개월 간 서울 중구지역 초미의 관심사였던 윤모 구의원의 여직원 성추행사건과 관련, 1심 선고공판 결과가 나왔다.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 425호에서 열린 이날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이렇게 결정했다.

“공인으로서 성추행 행위는 일반 사회인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에 행정소송(구의원 제명취소 청구소송)을 내어 패소하고도 항고를 하는 등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피고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에 처한다.”

재판부가 해당 의원의 죄질을 나쁘게 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서울행정법원은 본안1심판결을 통해 윤 의원의 청구를 기각했다. 구의회가 성추행한 윤 의원을 제명처분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제명처분취소 청구를 기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도 윤 의원은 반성하기는커녕, 이에 불복하고 항고를 했으니 참으로 뻔뻔해도 너무 뻔뻔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공무원노조가 버티고 있는 한 그의 얕은 꼼수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오늘과 같은 결과가 있기까지는 공무원노조의 역할이 컸다.

당시 피해자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공무원노조의 적극적인 활약이 아니었다면 구의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구청 여직원(그것도 유부녀)을 성추행한 이 사건은 주변의 무관심으로 인해 자칫 그대로 사장될 뻔 했다.

공무원노조는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진상을 알리고, 전 조합원에게 구의원 영구제명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으며, 구의회에 해당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렇다고 구의회가 처음부터 문제 구의원의 제명처분에 적극 나섰던 것은 아니다. 분노한 120여명의 조합원 등이 구의회에서 농성을 벌이는 등 거친 항의를 받고서야 뒤늦게 제명처분안을 상정하게 된 것이다. 결과는 12명 만장일치로 제명처분 결정.

그러나 자중해야할 윤 의원은 12명 동료의원들이 만장일치로 가결시킨 ‘제명처분’에 불만을 품고 행정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의원직을 회복, 정기·임시 회의에 출석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그럴 때마다 공무원노조가 나섰다. 검찰이 그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하는 솜방망이 처분을 했을 때도 강력히 반발하며 일그러진 ‘정의’를 바로펴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지부장이 집시법위반 등으로 고발되고 현재 기소된 상태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기는 하지만, 이는 분명히 공무원노조의 승리라고 할 것이다.

만일 공무원노조가 없었더라면,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구의원은 그저 벌금 300만원을 내는 처벌로 면죄부를 받고 말았을 것이다. 물론 구의회에서 제명당하는 일도 없이 말이다.

공직사회의 내부 부패를 바로잡는 것, 이것이야말로 공무원노조의 역할이다.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용기도 있어야 한다. 공무원노조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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