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정이 있는가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1-02 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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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정말 궁금하다.

1일부터 판매될 예정이었던 서울시의 고급형 교통카드 티머니(T-money)의 발매가 또 연기됐다. 이번이 네 번째다.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티머니 발매가 연기된 까닭은 무엇일까.

당초 고급형 티머니는 지난 7월1일 보급형 티머니와 동시에 발매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7월16일로 1차 발매시기를 연기한 이후 10월과 11월1일에 이어 이번에도 2주 후로 미루며 발매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한 두 번이라면, 또 몇 주 사이에 발생한 일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4개월 동안, 그것도 네 번씩이나 연기됐다면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스마트카드측이 ‘물량부족’이라는 해명을 내세웠지만 이는 영 미덥지 못하다.

당초 스마트카드측은 지난 7월1일 발매하지 못한 사유에 대해 카드에 들어갈 칩이 부족하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변명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작기간이 길어서 물량부족이라고 변명하고 있으니 참으로 황당할 노릇이다.

그렇다면 서울시는 당초 제작기간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도 알지 못하는 그런 무능한 업체를 파트너로 선정했다는 것 아닌가.

사실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한국스마트카드사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모 업체가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이나 향후 투자할 금액은 고작 140억원 정도라고 한다. 나머지는 금융권의 대출을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제 국민은행은 새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에 1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션 대출을 주선하기로 하고 한국스마트카드와 대출약정식을 가졌다.

결과적으로 은행대출금을 가지고 천문학적인 액수의 공공사업을 대행하는 셈이니, 이는 한마디로 ‘손 안대고 코푸는’ 황금알 사업이다.

현재 서울시 버스와 지하철 시장 규모는 연간 2조8000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스마트카드사측은 버스요금의 경우 2.5%, 지하철 요금은 1.8%를 수수료로 가만히 앉아서 챙기게 된다.
그러니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스마트카드사의 대책없는 ‘연기 릴레이’는 은행대출금을 받아야 티머니 제작이 가능한 자사의 한계 때문에 비롯되지 않았을까라는 의혹이 솟구치는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시의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사실여부를 밝히겠다고 하니 조만간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서울시가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무능한 업체를 파트너로 선정하다가 빚어진 일로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그동안 참고 기다려온 시민들의 분노는 고스란히 서울시를 향한 직격탄이 될 것이다.

시민은 결코 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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