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차의과대학교 의전원생, 183명 몰카 찍고도 기소유예

민장홍 기자 / 기사승인 : 2015-12-22 13: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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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우발적 범행이며 반성하고 있다”…
피해여성 "학교측 별로 관심없어 보였다."



[시민일보=민장홍 기자] 법원이 180여 차례에 걸쳐 여성들의 치마 속 몰카를 찍은 의학전문대학원생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려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수원지검 성남지청과 차의과학대학교, 피해여성에 따르면 이 대학교 의전원생 A모씨는 지난해 1월부터 8개월간 신천역, 잠실역, 판교역 등 지하철역을 돌면서 183차례 여성들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같은 해 9월 입건됐다.

A의 범죄가 탄로 난 것은 다름 아닌 여자친구 B씨의 신고에 의해서였다. A씨와 3년간 사귀었던 B씨는 교제 3주년 파티에서 우연히 A씨의 핸드폰을 열어봤다가 사진 앨범 속에서 몰카 영상과 사진이 담긴 비밀폴더를 발견했다. 이 폴더에서 B씨와 A씨 여동생의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평소 매우 점잖았던 A씨가 이처럼 변태적인 성향의 소유자라는 사실에 B씨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더구나 A씨는 모 과학고등학교를 2년 만에 조기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 대통령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수재였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의사가 되기 위해 차의과학대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게 강한 배신감을 느낀 B씨는 그대로 핸드폰을 들고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스마트폰에는 500여개 파일이 저장돼 있었는데 대부분 상향 에스컬레이터에 탄 여성들 바로 뒤에서 촬영한 것이었다. 특히 A씨는 몰카를 찍은 뒤에는 역사 밖까지 따라 나가 피해여성의 얼굴과 뒷모습 등도 사진으로 남겨놓는 대담함도 보였다.

그런데 검찰은 A씨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시켰다.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고 A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며 성폭력 관련 교육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것이다.

당시 A씨의 변호인은 “의전원에 재학 중인 학생이 벌금 이상의 성범죄 전력이 있으면 의료기관 취업이 제한돼 의사로서의 꿈이 좌절될 수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이유로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예비의사라는 점을 감안해 사정을 봐준 것이 아니냐”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B씨는 차의과대학교 측에도 A씨의 범행 사실을 알렸다. 이 대학은 1997년 3월 학교법인 성광학원에서 설립한 대학으로 차병원이 설립 모체다. 산하에 분당차여성병원, 대구차여성병원, 차병원여성의학연구소 등을 두고 있는 차병원은 국내에서 산부인과 여성병원으로 상당히 유명하다. A씨가 해당 병원에서 실습과 수련을 하게 되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거나 점점 범행이 커질까봐 우려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B씨는 대학 측에 지난해 10월부터 범행사실을 10여차례에 걸쳐 전화로 알렸다. 이에 대학 측은 지난 1월 B씨와 비공식 학교 관계자 면담과 2월 정식 면담에 이어 징계 절차를 거쳐 같은해 6월 A씨를 제적 처리했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검찰을 향해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는 모습이다. 한 누리꾼은 “몇 명, 몇 십 명도 아니고 183명의 몰카를 찍은 것이 우발적이냐”고 꼬집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몰카는 초범이라도 최소 벌금형인데 도대체 뉘 집 자식인지 궁금하다”며 고위층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피해여성 B씨는 "학교 관계자 면담 과정에서 (학교 관계자로부터)'학교 밖 일어난 사안(범행사실)이 학교에서 처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들었다."며 "학교가 별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징계 절차를 거쳐 (A씨가) 제적됐다고 했는데 (학교측에서) 결과가 나오면 알려준다고 했는데 (나에게) 말해주지 않아 (A씨가 제적된지) 모르고 있었다."며 "오히려 학교 홈페이지에 이름이 나오기에 (A씨가) 제적된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반면 학교 관계자는 '징계결과가 너무 늦게 나온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제적) 처리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중요해 징계 위원회를 열어 6월 해당학생을 제적처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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