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記者 재갈물리기’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1-15 18: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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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서울시와 MBC가 급기야 법정에서 붙게 생겼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MBC 소속 기자들과 서울시가 맞붙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7월16일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보도와 관련, “서울시의 버스체계개편 취지를 왜곡보도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프로그램 진행자 신강균 차장과 성지영·서민수 기자 등 3명을 상대로 고소 및 무려 14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에 발끈한 MBC 기자들은 “버스개편사업은 서울시장부터 말단사원까지 총체적으로 얽힌 비리혐의가 있다”며 “후속보도 등으로 맞대응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히고 있어 쉽사리 끝날 싸움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서울시는 왜 MBC 방송을 상대로 싸우지 않고 기자들을 상대로 형사고발하고 민사소송까지 제기했을까?

혹시 서울시에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기자들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는 없는 것일까?

물론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펄쩍 뛰며 “아니다”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심쩍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시 관계자가 “MBC는 기자 파워가 간부진의 의견보다 더 세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기자에게만 소송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천지 어느 언론사에서 소위 기자 파워가 편성국(방송) 간부나 편집국(신문) 간부 파워보다 센 곳이 있단 말인가.

그래서 비판적인 기자에게 ‘재갈물리기’라는 의혹이 커지는 것이다.

실제로 이정도 조치라면 서울시청을 출입하는 다른 기자들에게 어떤 본때(?)를 보여주기에 충분했으리라는 판단이다.

십수억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할 것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이런 식의 비판 기사를 쓸 엄두조차 내지 말라는 일종의 엄포로 보인다는 말이다.

서울시의 주장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MBC 기자들의 지적이 옳은 것인지 그 결과는 앞으로 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허나 분명한 것은 기관의 힘을 앞세워 비판적인 기자들을 억누르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 MBC기자 3명에 대해 서울특별시 10억원, 이명박 서울시장 3억원, 교통정책보좌관 1억원 등 모두 1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하는데 만에 하나라도 서울시민들의 혈세로 그 소송비용을 부담했다면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서울시의 예산에서 이들 소송비용이 모두 지출됐다면, 기관의 힘을 앞세운 비판기자 재갈물리기는 사실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까지는 모르겠으나, 이 시장이나 교통정책보좌관 개인의 소송비용까지 시민혈세로 부담시킬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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