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어땠을까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1-17 18: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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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어느 날 한 자치구 공무원과 시 암행감찰 일행 사이에 ‘뇌물수수 의혹’ 공방이 벌어졌다.

한쪽은 상대방이 식당에서 수표 같은 것을 받아 안주머니에 넣는 것을 봤으니 확인해보자는 것이었고 당사자로 지목당한 자치구 공무원은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는 주장.

그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정작 뇌물 수수 여부 확인은 뒷전으로 밀린 채 급기야 구 공무원이 시 공무원을 폭행혐의로 형사고소하고 이에 맞서 시공무원 역시 상대방을 맞고소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뒤늦게 문제가 불거졌다.

형사고소를 제기한 구 공무원의 변호사 수임 착수금 1100만원이 구에서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일이 조용히 넘어갈 리는 없다.

언론이나 구의회 등에서 이에 대한 진위 여부를 따지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자 구는 ‘서울시가 상급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청 공무원에 대해 강제수사권을 행사할 권한이 없으며 구가 형사 소송비를 부담한 것은 구 공무원에 대한 시의 감사 법위에 관해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구 소송심의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런데 필자는 구가 자꾸만 헛발질로 자신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해당 구 공무원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언론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가 아닌 반론보도만 요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개인 소송을 위해 구 세금을 소송비로 지원한 것은 잘못됐다’는 취지로 의견을 밝힌 공무원 노조 간부를 즉각 시 징계 위원회에 회부시키기도 했다.

더 웃기는 것은 자신의 구 홈페이지에 동영상 뉴스로 재연장면까지 넣어가며 이미 검찰에서 2번에 걸쳐 판단을 마친 사건을 왜곡까지 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구가 실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만약에 필자였다면 개인 형사고소보다 기관쟁의 소송을 통해 기관간 권한 영역을 명확히 하는 판결을 구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애초부터 개인소송비를 구에서 지원 했니 안 했니 따위의 구설에 오를 이유도 없다.

또 한가지.

소송제기 여부도 좀 더 신중한 판단을 거쳤을 것이다. 소송 남발은 결과적으로 사건을 확대시켰고 이로 인해 구는 더 큰 상처를 받고 있는건 사실이다.

현 상황(관련사건으로 구가 현재 2회 연속 패소한 형사고소건을 대검에 재항고한 상태고 민사로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건과 관련한 헌법소원 1건을 진행하고 있다.)이라면 소송 남발이라는 비난이 초래되기 십상이다.

이쯤되면 한번쯤 되돌아보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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