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심이 없다면…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1-18 20: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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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앞으로 국회의원도 ‘3D’ 업종에 해당되는 직업군으로 분류되는 세상이 올까.

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우스개 소리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해가는 요즘의 정치환경을 감안한다면 지인의 이 같은 농담이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정치인 기득권 분위기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체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마치 신성불가침 영역처럼 인식됐던 정치권의 기득권이 상당히 많은 부분 소실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정치권에서 아직도 바꾸지 못한 관행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국회의원들이 스스로의 의정활동을 투명하게 국민 앞에 보여주는 것에 인색하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오랫동안 논란을 빚어왔던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회의 과정 공개 여부. 그런데 이번 만큼은 시민단체 측이 상임위원회 소회의 공개 등에 관한 국회법 개정안을 들고 나오면서 그동안의 논란에 따른 공방전이 그 끝을 보게 될 것 같다.

참여 연대 의정감시센터는 18일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회의 전면 공개 의무화 및 회의록 작성 의무화’를 내용으로 한 국회법 개정안을 민주노동당 김승수 의원을 소개의원으로 입법청원 했다고 밝혔다.

사실 상임위 소회의를 공개해야한다는 주장은 비단 이번 17대 국회 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상임위 소회의과정을 공개하라는 참여연대측 주장은 민생 개혁 법안 등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각 의안들의 처리과정을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함으로써 국민적 불신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도 충분히 공감되는 사안으로 설득력이 있다.

지난 8월27일과 9월1일의 경우만 해도 재경위의 금융 및 경제법안심사소위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 회의 과정을 공개하라는 시민단체 요구를 특별한 이유없이 비공개로 진행해 빈축을 사지 않았는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모를까, 무조건적인 비공개로 의혹을 키우는 것도 문제가 있고 이는 또 시민의 의정감시 기능을 제한하는 잘못된 관행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국회법 제57조 제5항이나 동법 제69조 제4항에도 상임위 소위원회 회의 내용을 전면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고 이에 따른 회의록 작성 역시 의무 규정으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행 정치권이 ‘소위원회 의결로 공개하지 않거나 속기록을 작성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단지 자신들의 입맛대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밀실담합이란 정치권에 대한 비판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떳떳하다면 국가 기밀 사안이 아닌 다음에야 구태여 비밀리에 회의를 진행시켜 의혹을 자초할 필요가 있는가.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그동안 잘못 활용된 단서조항을 삭제, 스스로 정당하게 평가받는 길을 선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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